피폭자 문제로 꽉 막힌 북일 대화 뚫릴까 "北,日과 협의 원해"

중앙일보

입력

히로시마·나가사키에 투하된 원자폭탄으로 피해를 입은 피폭자 문제가 북한과 일본간 대화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고 NHK가 26일 보도했다.

北 방문했던 日 단체 "북측 의료지원 위한 조속 협의 요청"

1945년 8월 9일 나가사키에 원폭이 떨어진 뒤 일어난 버섯구름. [사진 위키피디어]

1945년 8월 9일 나가사키에 원폭이 떨어진 뒤 일어난 버섯구름. [사진 위키피디어]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서 피폭을 당한 뒤 북한으로 건너간 피폭자와 그 가족들과 관련, 북한 당국이 일본정부와의 협의를 원한다는 뜻이 전달됐기 때문이다.

이달 북한을 방문했던 히로시마 원폭 관련단체 관계자들이 26일 기자회견을 통해 밝힌 내용이다.

NHK 보도에 따르면 1945년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서 피폭을 당한 뒤 북한으로 간 이들은 약 2000명으로 추산된다. 이들의 가족들 중에도 피폭의 영향이 나타난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들 중 일본이 공식인정한 북한 내 피폭자는 2명 뿐이다.

북한 당국은 이번에 북한을 방문한 단체 관계자들에게 "현재 생존해 있는 피폭자들은 60명 정도에 불과하다"고 전했다고 한다.

북한 당국은 이들 피폭자들을 위한 의료 지원등을 요청하기 위해 일본 정부와의 조속한 협의를 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방북했던 관계자들은 기자회견에서 “몇 년 더 지나면 모든 피폭자들이 다 사망할 지 모른다. 북·일간 문제의 진전을 위해서라도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안된다”며 “북한 당국의 관련 조사 결과를 이르면 다음달 중으로 일본 정부에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2002년 9월 방북한 고이즈미 준이치로 당시 일본 총리(왼쪽)와 김정일 국방위원장(오른쪽). [중앙포토]

2002년 9월 방북한 고이즈미 준이치로 당시 일본 총리(왼쪽)와 김정일 국방위원장(오른쪽). [중앙포토]

NHK는 “북한이 한국· 미국과는 정상회담을 하는 등 유화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지만 납치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일본과의 대화에 북한이 응할 지는 아직 불투명하다"며 "피폭자 문제가 북·일간 접촉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고 전했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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