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디의 힘… 정부 강력한 개입 의지에 환율 살짝 올라 946.5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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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정부가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개입 의지를 밝히면서 원-달러 환율이 이틀 연속 상승했다. 2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5원 오른 946.5원으로 마감했다.

외환당국의 고위 관계자는 이날 오전 "종전에는 시장 안정을 위해 수시로 외환시장에 조금씩 개입했지만 이제는 일시에 대대적으로 개입해 당국의 존재를 확실히 인식시키는 방식으로 전환했다"고 말했다. 개입 방식을 변경한 이유에 대해서는 "상시로 조금씩 개입하면 환투기 세력들의 물량을 받아줌으로써 투기를 도와주는 부작용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의 환율 하락과 관련해 "외환당국이 외환시장에 대해 손을 놓고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고 밝혔다. 개입에 필요한 자금도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올해 외환시장 안정용 국고채 발행한도인 20조2000억원 가운데 상환용으로 다시 발행하는 것을 제외하면 11조원의 자금이 확보된다는 설명이다. 그는 "설령 정부의 보유 자금이 없더라도 한국은행은 발권력을 동원해 무제한 개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시장 개입과 아울러 2008년까지로 예정된 2단계 외환자유화 계획을 앞당겨 외환시장의 장기적인 안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박병원 재정경제부 1차관은 이날 "외환자유화 일정을 앞당기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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