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위해 아이 셋은 낳아라”…日여당 인사 발언 또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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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여당인 자민당의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사진) 간사장이 출산 관련 발언으로 논란을 빚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 여당인 자민당의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사진) 간사장이 출산 관련 발언으로 논란을 빚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 여당인 자민당의 한 간사장이 여성은 세상을 위해 아이 셋을 낳아야 한다는 발언을 해 비판이 쇄도하고 있다.

27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자민당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간사장은 전날 도쿄도(東京都) 내에서 행한 강연에서 “아이를 낳지 않는 쪽이 행복하지 않으냐고 멋대로 생각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며 “여성은 세상을 위해 아이 셋은 낳으라”고 발언했다.

이어 니카이 간사장은 “모두가 행복해지기 위해선 아이를 많이 낳고 (그래야) 국가도 번영할 것”이라며 “전쟁 중이나 전후에는 아이를 낳으면 힘드니까 낳지 말자고 했던 사람이 지금은 없다”고 말했다.

니카이 간사장의 발언에 대해 아사히는 자녀가 없는 가정을 비판한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야당인 국민민주당의 다마키 유이치로(玉木雄一郞) 공동대표는 “특정한 가족관, 가치관을 강요하는 것은 잘못”이라며 자민당에 대해 “그런 낡은 가치관에 사로잡힌 ‘아저씨 정당’”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자민당의 가토 간지(加藤寬治) 의원은 지난달 당내 모임에서 “(결혼하는 여성에게) ‘3명 이상의 자녀를 낳아 키웠으면 좋겠다. 이게 세상을 위한 것이고 남을 위한 것이다’고 말한다”고 했다가 비판이 일었다.

그의 발언은 여성의 출산을 경제적 관점에서만 바라보고 여성을 출산의 도구처럼 생각하는 의식 수준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발언이 문제가 되자 그는 “저출산 고령화 대책은 우리 나라의 중대한 문제”라는 차원에서 한 발언이라고 해명하는 데 그쳤다.

그러자 자민당 내에서도 더 큰 파문으로 번지기 전에 사죄하는 게 좋다는 지적이 나오자 발언을 철회하고 사죄했다. 그는 이날 오후 “오해를 부른 일에 대해서 사과한다. 결코 여성을 멸시하려는 것은 아니었다. 발언을 철회한다”고 물러섰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측근인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 자민당 간사장대행은 같은 달 “말로는 남녀 공동 참여사회라거나 ‘남자도 육아’를 해야 한다고 근사하게 말해도 아이에게는 폐 끼치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선 남녀의 역할을 분리하는 발언이 아니냐는 의견도 제기됐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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