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잘 그려야 문제 풀이 쉬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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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은 정의로부터 파생된 약속으로 이루어진 가상의 구조물이다. 수학을 잘하기 위해서는 이런 가상을 실상으로 바꾸는 능력을 가져야 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수학문제를 눈에 보이게 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사람의 뇌는 좌뇌와 우뇌로 이뤄져 있다. 좌뇌는 우뇌의 우위뇌로 가만히 있을 때 좌뇌가 우뇌보다 먼저 반응한다. 하지만 우뇌는 고속처리기능이 있어서 정보를 자발적으로 조작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이것이 수학을 잘하려면 우뇌가 발달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다. 이 우뇌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시각화.이미지화하는 능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다시 말해 그림을 잘 그려야 한다는 것이다.

수학 문제를 눈에 잘 보이게 그리는 방법은 포스터를 그리는 과정과 동일하다. 포스터는 눈에 확 띄면서 간단명료하게 그려야 한다. 수학 문제를 그릴 때도 중요한 사실을 눈에 확 띄게 표현해야 한다. 그림을 크게 그려라. 작은 그림을 통해서는 정보를 유추해 낼 수 없다. 그림을 통해 도형의 위치관계, 좌표의 값, 기울기등 수학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는 정보가 눈에 띌 정도로 그림을 크게 그려라. 또한 눈에 잘 띄게 그리기 위해 가능하면 진한 심을 사용할 것을 권한다. 시험지의 색에 연필심색이 묻히게 되면 그림을 통한 정보해석에 장애를 받을 수도 있다.

또한 정보를 한눈에 알아 볼 수 있도록 그림을 간단명료하게 그리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학생들이 수학문제를 풀면서 그림을 그릴 때 여러번 덧칠을 하여 그린다. 특히 원 같은 경우에 이런 현상이 자주 일어나는 데 연습을 통해서 한번에 그릴 수 있도록 해라.

마지막으로 중요한 정보가 생각이 나면 그 정보를 빨리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사람의 머릿속에 어떤 생각이 나면 그 생각이 계속 머릿속에 남아 있는 것이 아니다. 생각은 잠시 떠올랐다가 곧 사라지고 만다. 많은 학생들이 잘못하고 있는 것이 필기할 때와 문제를 풀 때 글씨를 쓰는 속도가 같다는 것이다. 필기는 나중에 다시 봐야 하기 때문에 잘 알아볼 수 있도록 천천히 깨끗하게 써도 좋지만 문제를 풀 때는 자기만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쓰면 충분하다.

**김현/서울대 수학교육과 졸업/수학원 대치본원 대표강사/나쁜수학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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