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퇴근 위해 경북도청은 금요일 오후 7시부터 업무 '셧다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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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청 청사의 모습. [사진 경북도]

경북도청 청사의 모습. [사진 경북도]

경북도청에는 공무원 '칼퇴근 권장 일'이 있다. 지난달 만든 '가정의 날' 이다. '워라밸' 분위기에 맞춰 일주일에 수요일과 금요일 이틀은 오후 6시 정시퇴근한다는 게 가정의 날을 만든 취지다. 워라밸은 일(Work)과 생활(Life)의 밸런스(Balance)를 맞추자는 뜻이다.

가정의 날을 운영한 지 한달여 남짓. 그런데 경북도청을 찾아가 보면 전부는 아니지만 정작 수요일 등 가정의 날 공무원들이 여전히 불을 켜고 야근을 한다. 한 공무원은 "밀린 업무 처리뿐 아니라 막상 칼퇴근하려면 앉아서 일하는 상사나 동료 눈치가 보이는 게 사실이다"고 전했다.

경상북도가 24일 다시 해결책을 내놨다. '업무 셧다운' 제도다. 매주 금요일 오후 7시부터 사무실 불을 강제로 모두 꺼버리는 방식이다. 불을 꺼도 일하는 공무원이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아예 재난 상황 같은 비상근무를 제외하곤 초과근무 자체를 인정하지 않기로 했다.

지자체 차원에서 정시 퇴근을 위한 업무 셧다운 제도를 시행하는 건 이례적이다.

경상북도 측은 "오후 6시 이후 불이 꺼지기 때문에 더는 상사나 동료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된다. 워라밸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된 시대"라고 밝혔다.

워라밸. [사진 닐슨코리아]

워라밸. [사진 닐슨코리아]

경상북도는 지난달부터 퇴근 분위기 조성을 위해 축구·족구·테니스 같은 취미클럽 친선 리그전을 열고 인문학·건강·재테크 등 이색 강좌를 수요일과 금요일 열고 있다. 무비데이라고 영화 보는 날까지 따로 만들어 운영 중이다.

최근 야근이 유독 많은 인사혁신처 등 정부부처 공무원들도 금요일 오후 4시 퇴근, 9시간 이상 휴식 같은 제도를 잇달아 도입하고 있다.

안동=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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