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홍준표 美공개서한, 왜 부끄러움은 국민 몫인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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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왼쪽)과 김현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오른쪽) [뉴스1]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왼쪽)과 김현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오른쪽) [뉴스1]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공개서한을 보내겠다는 뜻을 밝힌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또 한 번의 외교 망신이다. 왜 부끄러움은 우리 국민의 몫이어야 하나"라고 비난했다.

김현 민주당 대변인은 17일 브리핑을 통해 "홍 대표의 공개서한은 북미회담을 앞두고 찬물을 끼얹은 행위로 국익에 하등의 도움이 되지 않는 돌출적 행동"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대변인은 "남북고위급회담이 연기되는 등 평화를 위한 발걸음이 현재 살얼음판을 걷는 심정인데, 이런 상황에서 제1야당 대표가 판문점 선언을 뒷받침하지는 못할망정, 북미회담에 부담을 주려는 일방적 주장을 펼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홍 대표는 지난해 10월 말 미국을 방문해 전술핵 도입을 주장해 미국 조야로부터 부정적 평가나 듣는 등 외교적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평창올림픽 때는 ‘평양올림픽’이라는 허무맹랑한 주장으로, 제1야당 대표의 수준이 조롱받는 일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외교 망신이 될 공개서한을 즉각 중단하길 바란다"며 "왜 부끄러움은 우리 국민의 몫이어야 하나"라고 덧붙였다.

앞서 이날 오전 홍 대표는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보낼 예정인 공개서한의 내용을 공개했다.

홍 대표는 "대한민국 국민은 미국이 북한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실현함으로써 진정으로 북한의 핵무기 공포에서 해방되길 기대한다"며 "한국당은 미국이 북한 비핵화에 있어 ‘PVID’원칙을견지해 줄 것을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한국당이 비핵화 문제와 관련해 백악관에 공식 요청한 사항은 7가지로 PVID(영구적이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 비핵화 완료 후 보상, 비핵화 완결 후 체제보장, ‘한반도 비핵화’가 아닌 ‘북한 비핵화 ’용어 사용, 주한미군 감축· 철수 거론불가, 북한의 국제적 범죄 행위 중단 요청, 북한 인권문제 제기·경제적 개혁 개방 요구 등이 포함됐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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