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이 얼마나 부질없는지 부모님 흉탄에 보내며 느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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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11일 성균관대에서 열린 '성대 여성동문회 포럼' 강연에 앞서 이 학교 학생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청와대에서 자라 권력이 얼마나 부질없는 것인지 잘 압니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자신의 '권력관'을 밝혔다. 11일 성균관대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특강에서다. 이 자리에서 박 대표는 "부모님 두 분을 모두 흉탄에 보내면서 권력이라는 게 얼마나 무상한 것인지 뼈저리게 느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이런 경험들이 정치적 토대가 됐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그간 박 대표가 "느슨한 지도력으로 당의 기강을 흐려놨다"는 평가까지 들으며 고집해 온 '민주적 리더십'에 대한 배경 설명인 셈이다.

박 대표는 "청와대에서 산다는 특별한 환경 때문에 학창시절부터 남들보다 나라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할 수밖에 없었다"며 유년시절을 회고하기도 했다. 당시로선 드물게 여성으로서 전자공학을 전공으로 택했던 대학시절 얘기도 털어놨다. 그는 "10억 달러 수출 달성을 앞두고 100억 달러 달성을 위해서는 전자산업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과에서 유일한 여학생이었고 너무 어려워 좌절의 문턱에 이른 적도 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대학생들의 관심을 한나라당의 정책과 엮어 설명해 가며 '젊은 팬' 잡기도 시도했다. "청년들이 우리 정치를 바꾸고 미래도 바꿀 수 있다"고 입을 뗀 그는 "한나라당은 취업난 등을 해결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주장했다. 여당에 대해선 "정치에서 중요한 것은 말보다 실천"이라며 "여당이 경선을 먼저 주장했으나 결과는 우리 한나라당이 실천하고 있다"고 쓴소리를 했다. 박 대표는 현안에 대해서도 생각을 밝혔다. 론스타의 외환은행 헐값 인수 의혹과 관련해선 "정부가 우리 기업들한테는 온갖 역차별을 했다"며 "우리 기업들이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남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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