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육상기록경신 "뜀박질"|남녀 백m·세단뛰기등 잇단 세계신|경이의 기록…풍속기에 의심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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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세계스포츠계가 주목한 빅이벤트가 17, 18일 미국인디애나폴리스에서 열렸다. 미국의 올림픽육상 대표선수 선발전이다.
이 선발전에 온 미국이 떠들썩하고 세계가 관심을 집중시킨 것은 미국이 당초 육상경기의 메카일 뿐더러 오는 가을 서울올림픽에서 소련·동독과·종합우승을 다툴 미국의 최대무기가 육상종목이기 때문이다.
블랙파워에 의해 주도되고 있는 미국육상의 이최대격전장은 첫날 여자1백m예선에서부터 불을뿜었다. 지금까지 미국여자단거리의 여왕은 「애벌린·애시포드」(31)로 83년이래 세계최고기록 보유자로 군림하고 있으나 뜻밖에도 기혼인 「플로렌스·그리피스·조이너」(27)가 10초49라는 경이적인 세계신기록을 수립, 돌풍을 일으켰다.
「애시포드」의 종전기록은 10초76으로 84년8월이래 난공불락의 대기록. 이것이 돌연하고도 허무하게 무려 0초27이나 단축되었다.
여자1백m 세계기록은 지난68년부터 기산할때 이번까지 무려 20년동안 9번 경신되는데 그쳤다.
일반 상식으로서는 도저히 믿을수 없고, 또한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이같은 파격적인 기록단축에 많은 육상전문가들이 의문을 제기했다.
의혹의 초점은 풍속측정. 「그리피스」와 같은 시간에 같은 방향에서 세단뛰기 세계신기록을 작성한 「월리·뱅크스」는 레이스 당시 풍속이 허용치(초속2m의 2.5배인 초속5.2m를기록, 비공인으로 처리된반면 「그리피스」의 레이스때 풍속은 0m(무풍)로 체크된 것이다.
이에대해 전문가들은 스위스 오메가사제품인 풍속측정기의 최대단점이 고온에 약하다는 점과 이날 기온이 섭씨38도였다는 점을 들어 풍속측정에 기계적인 착오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편 허들의 황제 「에드윈·모제스」 (32) 는 올해 최고기록 (47초37)을 마크하며 우승, 4회연속 올림픽출전이라는 또하나의 신화를 창조했고, LA올림픽때 라이벌 「졸라·버드」와 충돌했던 불운의 여인 「메리·데커·슬래니」도 여자 3천m에서 1위를 차지, 서울에서 한물이의 레이스를 펼치게 되었다.
또 희대의 스프린터인LA4관왕 「칼·루이스」가 오랜 침체에서 탈피, 올해의 세계최고기록인 9초96을 마크하여 세계기록보유자인 「벤·존슨」(캐나다) 과 서울올림픽에서 역사적인 한판 대결을 예고했다.

<문일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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