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방문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현지 글로벌 정보통신(IT) 대표를 잇달아 만났다. 지난 3월 유럽ㆍ북미ㆍ일본 출장에 이어 차세대 성장동력을 찾기 위한 글로벌 행보로 해석된다.
4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중국에 도착한 이후 세계 1위 전기차 기업 BYD의 왕촨푸 회장을 비롯해 런정페이 화웨이 회장, 레이쥔 샤오미 회장, 션웨이 BBK(비보의 모기업) 최고경영자(CEO) 등을 차례로 만났다.
김기남 사장 등 반도체ㆍ디스플레이 사업부문 최고경영진과 동행한 이 부회장은 이들과 전장ㆍ부품 등 신성장 산업에서의 협력 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난 3월 출장에서는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선진 시장을 점검했다"며 "이번에는 중국의 혁신 기업들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신사업 협력을 논의하기 위한 출장"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출장은 그간 단절됐던 삼성의 해외 네트워크를 복원하려는 목적도 있다. 이들 중국 기업은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나 휴대전화 디스플레이 등을 공급하는 주요 고객들인 만큼 이 부회장과 담당 경영진들이 직접 나서 수요 파악 및 가격 조율에 나섰다는 는 것이다.
중국 시장에서 부진한 사업에 대한 해법도 찾는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 중국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은 0.8%로 급락했다. 중국 경쟁사들의 우수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에 밀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봉황망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김 사장 등과 함께 샤오미와 삼성전자 등 현지 스마트폰 매장을 직접 방문해 주요 스마트폰 제품을 살펴봤다. 현지 언론들은 이 부회장 일행이 샤오미 매장에서는 어두운 표정으로 제품을 꼼꼼히 살펴보는 모습을 보였으나, 삼성전자 부스에서는 비교적 표정이 밝아졌다고 전했다.
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