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직장인들 20년 만에 임금 최고 수준…기업 움직인 요인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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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내용과 왼쪽 사진은 관계 없음)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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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기업의 올해 평균 임금 인상률이 2.41%에 달해 1998년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이달 3일 기준 올해 임금 동향조사 1차 집계를 정리한 결과 기본급 인상을 포함한 평균 임금인상률이 작년 실적보다 0.35%p 높아졌고, 기본급을 인상한 기업 비중도 84.5%로 지난 10년 사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인상액은 7527엔(약 7만4800원)으로 20년 만에 인상액이 7500엔을 넘겼다.

이번 임금인상률 상승은 대형 제조업체가 주도해온 기존 관행과 다르게 인력 부족이 심각한 비제조업체가 주도한 것으로 분석됐다.

육상운송이나 소매업 등 비제조업의 인상률은 2.79%로 제조업 인상률보다 0.52%p 높은 것으로 21년 만에 가장 높게 나타났다.

그동안 일본 내 육상운송과 외식, 기타 서비스 산업의 평균 고정급(기준내임금)은 30만 엔(약 298만원)으로 전체 평균 31만3667엔보다 적었다.

업계에서는 이런 기존급여 수준으로는 인력을 확보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이에 따라 야마토 운수는 올봄 노사협상(춘투)에서 노조가 요구한 1만1000엔(약 10만9000원) 인상 요구를 그대로 받아들여 인상률이 3.64%에 달했다.

경직화된 연공서열형 임금체계도 변화를 보였다. 샤프는 노조의 요구보다 높은 월 5000엔 인상을 결정했고 후지필름도 5% 인상을 결정했다. 라이온은 초임을 9년 만에 6% 정도 올렸다.

이 밖에도 대형 제조업의 임금인상률이 다른 산업으로 파급되는 기존 구도와 다른 업체나 관련 업계와 보조를 맞추던 기존의 임금인상 시스템도 약화하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도요타그룹은 덴소, 아이신 정밀기기 등 그룹 내 대기업이 기본급 월 1500엔 인상을 결정했지만 그룹 산하 조합으로 구성된 도요타노조연합회의 약 30%가 이를 웃도는 인상을 결정, 인상액이 대기업을 상회했다.

다만 신선식품과 원유가격 상승으로 실질임금은 감소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이번 임금인상률의 상승률에 대해 정부의 임금인상 요청 때문이 아닌 일손 부족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인재확보 경쟁에 따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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