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선 48개국' 2022년 카타르월드컵부터 정말 시행될까.

중앙일보

입력

12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열린 남미축구연맹 총회에서 연설하는 인판티노 FIFA 회장. [AP=연합뉴스]

12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열린 남미축구연맹 총회에서 연설하는 인판티노 FIFA 회장. [AP=연합뉴스]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본선이 2022년 카타르월드컵부터 곧바로 '48개국 체제'로 치러지게 될까.

지난해 1월 FIFA 평의회를 통해 통과됐던 2026년 월드컵 본선 출전국 확대 안건이 4년 더 앞당겨 실행될 가능성이 생겼다. 상황은 12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열린 남미축구연맹 총회에서 10개국 회원국 전원이 "2022년 카타르월드컵부터 48개국 확대를 요청한다"고 밝히면서다. 더 많은 월드컵 본선 출전국 배출을 위해 회원국들의 서명을 받아 FIFA에 해당 내용에 대한 서한을 보냈다. 그러자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은 "매우 흥미로운 생각이다. 가능만 한다면 왜 안 되겠는가"라면서 가능 여부를 타진할 의사를 밝혔다.

"세계 축구 발전 이끌 것" VS "수입 증대 꼼수"  

12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열린 남미축구연맹 총회에 참석한 인판티노 FIFA 회장, 도밍게스 남미축구연맹 회장, 클라우디오 타피아 아르헨티나축구협회 회장(왼쪽부터). [AP=연합뉴스]

12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열린 남미축구연맹 총회에 참석한 인판티노 FIFA 회장, 도밍게스 남미축구연맹 회장, 클라우디오 타피아 아르헨티나축구협회 회장(왼쪽부터). [AP=연합뉴스]

FIFA는 지난해 1월에 28년 만에 참가국 수를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늘렸다. 월드컵 본선 진출국 확대는 지난 2016년 2월 FIFA 수장에 오른 인판티노 회장의 핵심 공약이다. 인판티노 회장은 유럽축구연맹(UEFA) 사무총장으로 재직 중이던 2008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의 본선 진출국 숫자를 16개국에서 24개국으로 늘렸다. FIFA 회장 선거 당시 “월드컵 본선 참가국을 40개국으로 늘리겠다”고 했던 인판티노 회장은 2016년 10월 한발 더 나아가 48개국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내놨다. 인판티노 회장은 “월드컵 참가국을 늘리는 구상이 세계 축구 발전을 이끌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렇지만 FIFA의 결정이 수입 증대를 위한 꼼수라는 비판도 나온다. 2016년 12월 FIFA의 보고서에 따르면 현행 32개국 체제로 열릴 2018년 러시아 월드컵의 예상 수입은 55억 달러(약 6조6000억원)로 조사됐다. 48개국 체제로 확대할 경우 기대 수익은 65억 달러(약 7조8000억원)로 늘어난다. 본선 출전국 확대가 경기 수 증가로 이어지면서 중계권과 스폰서 수입도 그만큼 늘어나기 때문이다. 결정 당시 인판티노 회장은 "48개국이 3팀씩 16개 조로 나눠 조별 리그를 치른 뒤 각 조 상위 1·2위가 32강 토너먼트에 진출해 우승자를 가린다"고 밝힌 바 있다. 경기수는 기존 64경기에서 80경기로 늘어난다. AP는 48개국 본선 출전국 체제의 조기 시행과 관련해 "부패 스캔들로 인해 피해를 입은 재원을 보충하면서 더 많은 수입을 창출하고, 회장 재선을 노리는 인판티노 회장의 입지를 강화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8개 경기장 건설중인 카타르 환경이 관건 

카타르 도하 칼리파 스타디움. [AP=연합뉴스]

카타르 도하 칼리파 스타디움. [AP=연합뉴스]

'48개국 체제' 조기 시행을 위한 관건은 카타르의 상황이다. 현재 카타르는 월드컵을 위해 8개의 경기장을 건설하고 있다. 반면 2026년 개최국은 12개 경기장을 갖추게 돼 있다. 인판티노 회장이 "흥미로운 생각"이라고 하면서도 가능 여부를 검토하겠단 의사를 보인 이유다. AP는 "인접국인 쿠웨이트 등과의 공동 개최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밝혔지만 개최권을 갖고 있는 카타르가 다른 나라에서 개최하는 걸 인정할 지도 미지수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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