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화성 정화조서 뼛조각 12점 발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경기 화성시에서 사람의 뼈와 유사한 뼛조각이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이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 [중앙포토]

경기 화성시에서 사람의 뼈와 유사한 뼛조각이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이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 [중앙포토]

경기 화성시의 한 정화조에서 사람의 뼈와 유사한 뼛조각들이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4일 경기 화성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1시 20분쯤 경기도 화성시의 한 식당 주인으로부터 “도장공장 주차장 옆에 놓인 의류 안에 뼈 같은 것이 들어있다”라는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은 서산면의 해당 도장공장으로 출동했고 매설한 정화조 안에서 사람 형태의 유골을 발견했다. 초겨울용 점퍼 안에 뼛조각 12점이 붙어 있었다.

경찰은 발견된 유골이 사람의 두개골부터 다리까지이며 시랍화가 진행된 상태인 것으로 확인했다. 시랍화는 물속 등 습윤한 곳에 공기가 막힌 조건에서 볼 수 있는 시체 현상으로 미라 형태와 비슷하다. 경찰은 시랍화가 진행된 상태인 점으로 미뤄 최소 수년이 지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경찰이 이날 오후 위생업체 직원을 불러 정화조를 조사한 결과, 사람 머리뼈 등 나머지 부위도 발견됐다. 경찰은 유골과 함께 상의 반팔 남방과 남성 신발도 발견된 점으로 미뤄 시신을 남성으로 추정했다. 나머지 의류는 삭아서 식별이 불가능했다. 또 경찰은 점퍼가 동남아 쪽에서 생산된 것으로 미뤄 시신의 신원은 체류 외국인일 것으로 내다봤다.

경찰은 탐문조사를 통해 지난달 30일 한 위생업체 관계자가 도장공장 주차장 지하에 매설된 정화조를 비우는 과정에서 점퍼를 발견해 공터에 놔뒀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위생업체 측은 관이 막혀 내부를 살펴보던 중 점퍼를 찾아낸 것으로 전해졌다.

또 경찰은 시신이 정화조 안에서 발견된 것을 볼 때, 사고로 정화조에 빠져 숨졌거나 아니면 누군가에 의해 살해된 뒤 정화조에 버려졌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시신이 초겨울 점퍼와 반팔 남방을 함께 입고 있던 것으로 미뤄 사망 시점은 초봄이나 늦가을 등 환절기일 것으로 추정했다.

경찰 관계자는 “시신은 숨진 지 최소 수년은 지난 듯 뼈에 인체 조직은 거의 남아 있지 않은 상태”라며 “시신이 체류 외국인인지 여부는 국과수 결과가 나와 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화조에서 시신이 발견된 만큼 사고사 혹은 타살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5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할 예정이며, 미귀가 신고 내역을 통해 시신의 신원을 조사하고 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