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발포, 팔레스타인 주민 최소 17명 사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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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이스라엘군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시위대에 대한 무력진압 파장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의 실탄 발사로 최소 17명이 숨지고 1400여 명이 부상했다. 2014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50일 전쟁’ 이후 사상자 규모로는 최대다.

‘땅의 날’ 가자지구 시위 1400명 부상

팔레스타인 주민 수천 명은 지난달 30일 ‘땅의 날’(Land Day)을 맞아 가자지구 접경지대 5곳에서 대규모 시위를 벌이며 이스라엘 쪽으로 행진했다. 땅의 날은 이스라엘의 영토 몰수에 항의하던 팔레스타인인 6명이 1976년 무력진압으로 숨진 사건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진 날이다.

시위 전부터 탱크와 저격병 100여 명을 접경지대에 배치한 이스라엘군은 시위대에 무력을 행사했다. 사상자 중 750여 명이 실탄 사격에 따른 것이라고 팔레스타인 보건부는 밝혔다. 사망자 중에는 16세 소년도 포함됐고, 고무로 코팅된 철탄뿐 아니라 드론으로 살포한 최루 가스 흡입에 따른 부상자도 속출했다.

팔레스타인은 이스라엘 건국으로 조상의 땅을 빼앗겨 70만 명 가량이 삶의 터전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며 5월 15일까지 6주간 ‘대 귀환 행진’ 행사를 벌이고 있다. 당초 팔레스타인 측은 평화로운 시위를 표방했지만, 이스라엘군과의 유혈 충돌로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팔레스타인 측에서 공개적으로 보복 의사를 밝히고 있어 추가 충돌이 예상된다. 이스라엘 측은 사망한 이들 중 최소 8명이 하마스 대원이며 다른 2명도 무장단체 조직원이라고 주장했다.

런던=김성탁 특파원 sunt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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