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지검 성추행' 의혹 전직검사 A씨 출석…추가 피해 드러날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015년 초 서울남부지검 재직 당시 후배 여검사를 성추행한 의혹을 받고 있는 전직 검사 A씨가 12일 ‘성추행 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 조사단(단장 조희진 서울동부지검장)’에 출석했다. 미국에 거주 중인 A씨는 당초 지난 5일 소환통보를 받았지만 진상조사단 측에 출석 연기를 요청했다. 당초 진상조사단은 A씨가 소환통보에 불응할 경우 출국금지 및 여권무효화 등의 조치를 취하며 압박 강도를 높일 계획이었다.

당시 A씨와 같이 근무한 선·후배 검사 등 내부 증언에 따르면 A씨는 2015년 회식자리에서 만취한 채 후배인 B여검사를 성추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B여검사는 이 사건이 벌어지기 전 남부지검에 재직 중인 김모 부장검사로부터 성희롱을 당한 상태였다고 한다. 비슷한 시기에 각각 부장검사·선배검사로부터 성희롱과 성추행을 연달아 당한 것이다.

A씨와 김 부장검사의 성추문은 검찰 내부에서 소문이 돌았지만 두 명의 검사 모두 당시 아무런 징계 없이 옷을 벗고 검찰 조직을 떠나는 수준에서 사건은 마무리됐다. 당시 검찰 내부에선 A씨가 아무런 징계를 받지 않은 채 옷을 벗자 “사건을 공론화하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워 가해 검찰을 떠나는 수준에서 사건을 덮었다”는 뒷말이 무성했다. A씨는 검찰 퇴직 후 한 대기업의 법무팀 임원으로 취직해 약 1년간 근무한 뒤 미국에서 연수를 받고 있다.

진상조사단은 2015년 당시 A씨와 같이 남부지검에서 근무한 검사·수사관 등을 상대로 참고인 조사를 벌여 관련 정황을 확보했다. 이 과정에서 최초 피해자인 B여검사 이외에 A씨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추가 피해자가 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진상조사단은 두 명의 피해 여검사를 상대로 당시의 상황 등 피해 사실을 조사한 상태다.

한편 진상조사단은 최근 수사 인원을 보강해 검찰 내 성추문에 대한 전수조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조사단 인력으로는 검찰 내·외부에서 접수되는 제보 사건을 전수 조사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로써 조사단 구성은 기존 8명의 검사(조희진 단장 포함)에서 2명이 추가돼 총 10명의 검사로 확대됐다.

관련기사

진상조사단은 현재 ▲2015년 A씨의 성추행 ▲서지현 창원지검 통영지청 검사의 성추행 및 인사불이익 ▲의정부지검 고양지청 소속 김모 부장검사의 성추행 ▲여성 검찰 공무원에 대한 수사관의 성추행 등 4가지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