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탕트의 싹 키워나가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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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 「레이건」 미대통령은 29일 오후2시 미대통령으로서는 14년만에 모스크바에 안착, 국가원수인「그로미코」최고회의 간부회의장 부처의 공항영접을 받음으로써 그가 한때 「악의 제국」으로 불렀던 소련방문 일정을 시작. 「레이건」 은 브누코보 공항도착 직후 60인조 군악대의 양국 국가연주가 끝난후「그로미코」와 함께 의장대를 사열한후 워싱턴으로부터 공수돼온 방탄 리무진에 탕승, 크렘린 궁으로 출발.
○… 「고르바초프」 서기장과 「레이건」대통령은 크렘린궁에서 있은 환영식에서 각자 러시아속담과 문구를 인용, 환영사와 답사를 함으로써 지난해 l2월 워싱턴 정상회담의 속편을 연출. 「고르바초프」서기장은 주인자격으로 먼저 행한 환영사에서 『러시아속담에 흥미를 가지신것 같아 한가지 더 알려드리겠다』 면서 이번에 처음 소련을 방문한 「레이건」 대통령이 과거소련을 가리켜 「악의 제국」이라고 부른것을 겨냥, 「백문이 불여일견」 이라는 속담이 있다고 소개. 「레이건」 대통령은 답사에서 미국과 소련사이의 새로운 데탕트 분위기를 갓나오기 시작한 새싹에 비유, 이를 빨리 자라도록 하기위해 억지로 잡아 당기지말고 조심스럽게 키워나가야한다는 뜻의 글귀를 인용.
○…29일 오후 「레이건」대통령과 「고르바초프」 서기장의 첫 회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하워드·베이커」백악관비서실장은 『불꽃이 튀는 대화가 오갔다』 며 정상회담의 분위기를 설명.
미 행정부관리들은「레이건」대통령이 「고르바초프」 서기장에게 소련반체제인사 14명의 명단을 건네는등 인권문제를 거론,회담분의기가 순탄하지 못했음을 전했다.
그러나 소련측 대변인「게라시모프」는 이에 반박, 「고르바초프」 서기장이 「레이건」 대통령은 소련인권상황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있는 것으로 믿고있다고 말하고 「레이건」 대통령은 지나간 일만 거론하고 현재 상황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
○…「레이건」대통령과 「낸시」 여사가 29일 오후 모스크바의 아르바트 광장으로 예고하지 않은 산책을 나가 군중들에 둘러싸이는 바람에 10여분간 소동. 「레이건」 대통령은 광장에서 모스크바 시민들이 몰려들어 박수를 치자 사진기자가 들고다니는 작은 사다리에 올라가 답례. 그러나 사람들이 몰려들자 소련비밀경찰등 경호원들이 스크럼을 짜고 군중및 취재기자들의 접근을 막는 와중에 광장의 과일진열대가 엎어지고 일부 취재기자및 시민들이 경호원들에 의해 구타를 당하기도했다.
○… 「레이건」대통령이 공항에서 크렘린궁까지 가는 연도에는 환영하는 시민들이 별로 눈에 띄지 않았는데 통상 날씨좋은 일요일에 많은 모스크바 시민들이 밖으로 나오는 것을 고려할 때 이는 이례적인 일.
이날 「레이건」대통령이 지나가는 연도에는 정복경찰이 50M 간격으로 서있었으며 각 가로등애는 미국기와 소련기가 게양되어 있었다고.
이와는 반대로 모스크바 강변의 고리키공원에는 햇별을 즐기러 나온 모스크바시민들로 가득차 있었다는것.
○미·소정상회담을 취재하고있는 신문·통신·방송기자등 보도진은 63개국 5천3백65명이라고 소련외무성이 공식 발표.
당사국인 소련이 2천65명, 미국이 l천60명이며 일본도 2백40명이라는 대규모 취재진을 파견했고 영국이 파견한 보도진도 2백5명이나 된다고.【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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