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미, 당내 성폭력 사건 공개…“여의도야말로 성폭력 빈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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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미 정의당 대표. [연합뉴스]

이정미 정의당 대표. [연합뉴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의당 내에서 벌어진 성폭력 사건을 자진 공개하고 피해자에게 사과했다.

이날 이 대표는 지난해 10월 정의당 당원이 당 전국위원으로부터 성희롱과 데이트 폭력을 당했다고 폭로한 사건을 공개했다.

당시 정의당은 가해자를 중징계했지만, 피해자는 정의당 여성주의자 모임 전 대표이자 전국위원으로 폭로에 대한 비난을 들으며 2차 가해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이 대표의 사과는 피해자가 지난 주말 여러 경로를 통해 정의당 차원의 책임있는 조치를 요구한 데 대한 반응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피해자에게 사과의 뜻을 밝히며 상무위에서 이 당직자의 직무를 정지하고, 향후 진상조사도 벌이겠다고 말했다.

또 이 대표는 "진보정당인 정의당 안에서 그동안 많은 성폭력 사건이 일어났다"며 "광역시·도당의 당직자가 술자리에서 동료 당직자에게 성적 수치심을 주는 발언을 하거나 부문 조직의 위원장이 해당 부문의 여성당원에게 데이트를 요구하며 스토킹을 했다"고 고백했다.

이어 "아직 상처를 입고 고통스러워하는 분들께 기다리게 해서, 또 먼저 용기 내게 해서 정말 미안하다"며 "당내 성폭력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자기반성과 성찰을 멈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지금 한국 정치에는 '숨어 있는 안태근'이 없는가"라고 물으면서 "여의도야말로 성폭력이 가장 빈번한 곳으로, 여성정치인·보좌진·언론인에 가해지는 성폭력은 일상적이지만 유야무야 되기 일쑤다. 성폭력 문제는 철저한 자기반성의 대상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일단 긴급하게 상무위에서 해결할 수 있는 최선의 조치를 했다"고 말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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