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 아이스하키 감독이 2주간 겪어본 북한 감독의 태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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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이 4일 오후 인천 선학링크에서 스웨덴과 친선 평가전을 벌였다. 새라 머레이 총감독과 박철호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 공동취재단]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이 4일 오후 인천 선학링크에서 스웨덴과 친선 평가전을 벌였다. 새라 머레이 총감독과 박철호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 공동취재단]

여자 아이스하키 새러 머리(30·캐나다) 감독이 북한 박철호 감독에 대해 "환상적인 지도자"라고 평했다. 머리 감독은 7일 강원도 강릉의 관동하키센터에서 공식 훈련을 마친 뒤 이같이 말하며 "그가 없었다면 단일팀을 제대로 이끌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머리 감독에 따르면 박 감독은 단일팀의 화학적 결합을 위해 머리 감독의 모든 의견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머리 감독은 "예를 들어 선수들끼리 식사를 같이하게 하자고 제안했더니 주저 없이 그러자고 하더라. 박 감독은 어떤 제안이든 흔쾌히 수용한다"고 설명했다.

박 감독과 북한 선수 12명은 지난달 25일 세간의 큰 주목 속에 단일팀에 합류했다. 이로써 남북 단일팀은 한국 선수 23명과 북한 선수 12명 등 총 35명으로 구성됐다. 박 감독이 머리 감독과 사소한 마찰이라도 빚을 경우 팀 전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는 상황. 이 때문에 머리 감독은 당초 남북 단일팀 구성에 대해 우려를 표한 바 있다.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이 4일 오후 인천 선학링크에서 스웨덴과 친선 평가전을 벌였다. 단일팀이 스웨덴이 1-3으로 패했다. 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 공동취재단]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이 4일 오후 인천 선학링크에서 스웨덴과 친선 평가전을 벌였다. 단일팀이 스웨덴이 1-3으로 패했다. 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 공동취재단]

머리 감독은 "내가 기대한 것 이상으로 팀 분위기가 좋다"며 "처음 북한 선수들의 합류 소식을 듣고는 최악의 상황을 떠올렸는데, 실제로 부닥쳐보니 환상적"이라고 했다.

그는 "이제 우리 선수들은 단일팀이 하나의 가족이라고 모두 받아들이고 있다"며 "단일팀은 3개 국어를 쓴다. 다들 소통하기 위해 포옹도 하고, 손짓 발짓으로 대화한다. 그런 것들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특별하다. 그들은 마치 또래의 소녀들 같다"고 말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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