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내가 문학회의 월례회에 참석하는 날이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그리도 귀찮기만 하던 나들이가 요즘에 와선 밋밋한 삶에 윤기를 주고 있다.
작년 봄부터 주부클럽 부산지부 여성문학당에 가입하여 그 회원들이 이끄는 글 모임에 나가는 일이 월1회, 그밖에도 문학강좌다, 교양강좌다 해서 한 달에 서너 번씩은 외출을 한다.
특히 글 모임에 나가는 날은 자신도 모르게 마음이 바빠져 며칠 전부터 부산을 떤다. 모처럼 시와 소설을 이야기하며 문학적인 분위기에 젖어보는 낭만은 얼마나 큰 즐거움인지.
또한 여러 사람을 만나 그 나름대로 살아가는 생활방식·신조를 듣는 것은 자신을 성찰해 보는 좋은 기회가 되는 것이다.
때론 단체생활을 잘 이끌어나갈 수 없는 문제에 부닥칠 때 서로 이해하며 협조하는 우애도 맛볼 수 있고 집안에서 일어나는 자질구레한 일에 신경 쓰던 좁은 시선과 인간관계에서 벗어나 좀더 폭넓게 시야를 돌릴 수 있어 더욱 즐겁다.
기분 좋은 긴장감을 느끼게되는 것이다.
모임이 있는 날은 아침부터 소란을 피우며 목욕을 하고 미장원에도 간다. 이옷 저옷 꺼내 다림질을 해 입고 부산을 떠는 나를 보고 그이는 말한다.
『예전엔 전혀 모양새에 신경을 쓰지 않더니 어떻게 된 거 아니야….』남편은 너털웃음을 웃으며 색다른(?)시선을 주곤 하는데 그것이 노상 싫지도 않다. 문학이야기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서로 글쓰는 어려움도 털어놓다 보면 어느새 우리는 나이를 초월한 벗이 된다. 더구나 작품집 출간이 회원 모두의 꿈이었는데 그 일이 예상보다 훨씬 수월하게 진척되고 있어 요즈음 모두들 기쁨에 들떠있다.
집에 돌아오면 열심히 살림도 하고 틈틈이 마음의 거울을 닦는 부지런한 회원들과의 이런 만남과 나눔은 느슨해졌던 내 생활을 한결 생기 있고 밝은 음향으로 조율해주는 것이다.<부산시 남구 망미1동438외45>부산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