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내 화장실에 대변 묻히고 난동…항공기 긴급 회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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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ktva.com 캡처]

[사진 ktva.com 캡처]

기내 화장실을 대변으로 더럽히고 변기에 셔츠를 넣은 승객 때문에 항공기가 긴급 회항했다고 5일(이하 현지시간) CBS뉴스가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국적사 유나이티드항공 895편은 지난 4일 오후 1시 40분 시카고 오헤어국제공항에서 245명의 탑승객을 태우고 홍콩을 향해 출발했다. 하지만 이 항공기는 오후 7시 50분 회항을 결정했다. 오후 9시 30분 알래스카 테드 스티븐스 앵커리지 공항에 비상 착륙했다.

긴급 회항은 기내 난동을 벌인 한 남성 때문으로 알려졌다. 해당 남성은 미국 영주권을 소지한 베트남 출신 22세 남성으로 상의를 탈의한 채 식사했고 기내 두 개의 화장실을 자신의 대변으로 더럽혔다. 더럽혀진 변기에 셔츠를 넣기도 했다.

비행을 계속할 수 없다고 판단한 기장과 승무원은 알래스카 공항으로 긴급 회항을 결정했다. 착륙한 직후 남성은 즉시 체포됐다. 기본 조사를 받은 그는 정신 감정을 위해 앵커리지의 한 병원으로 옮겨졌다.

앵커리지 공항 경찰 조 가마슈(Joe Gamache)는 “기내 인원들을 협박하거나 승무원들에게 직접적인 위해를 끼친 것은 아니라 해당 죄목으로는 기소되지 않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또 “지금까지로 봐서는 고의성이 없는 것으로 판단돼 기소하지 않았다”며 “아직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항공기가 청소 및 점검을 받는 동안 탑승객들은 발이 묶이게 됐다. 예상치 못한 난동으로 목적지까지 가지 못한 승객들에게 항공사는 호텔 숙박권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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