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세계 최대 수륙양용기 시험비행 성공…남중국해 작전가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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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자체 개발한 세계 최대 수륙양용 항공기 AG600이 24일 시험비행에 성공했다.
코드명 ‘쿤룽(鯤龍·곤룡)’인 AG600은 이날 오전 9시 39분 광둥(廣東)성 주하이(珠海) 비행장 활주로를 이륙해 10시 43분까지 64분간 비행했다. 특히 단거리 이륙 기능에서 놀라운 성능을 보여줬다고 홍콩 명보는 평가했다.

중국의 수륙양용기 AG600. [연합뉴스]

중국의 수륙양용기 AG600. [연합뉴스]

중국 공산당 중앙과 국무원은 24일 축전을 통해 “첫 비행 성공은 중국 항공업 특수 항공기 연구제작 능력에서 중대한 돌파를 이뤘으며 C919 대형 여객기 시험비행에 성공한 뒤 중국 민간용 항공 발전의 또 다른 중요한 이정표가 됐다”고 평가했다.

전략수송기 윈-20, 중형여객기 C919 이어 항공기 3총사 #코드명 ‘곤룡’…수송기 ‘곤붕’ 후속, 대잠초계기 활용 전망

최대 비행거리가 4500㎞에 이르는 AG600은 인명구조·소방 용도 이외에도 중국이 남중국해를 통제하는 핵심 장비로 활용될 전망이다. AG600은제1도련(島鏈·오키나와-대만-남중국해) 이내 어떤 지점도 5시간 안에 도달할 수 있는 기동 능력을 갖췄다.

중국중앙방송(CC-TV) 생방송 화면에서 현장 기자는 중국항공공업집단(AVIC)이 개발한 AG600이 보는 각도에 따라 지면에서 수직으로 이륙하는 듯이 보였다면서 강력한 단거리 이륙 기능을 자랑했다.

중국 매체들은  AG600가 시험비행에 성공하자 지난해 7월 실전 배치된 200t급 전략 수송기윈(運)-20과 올봄 시험비행에 성공한 중국 독자 개발 중형 여객기 C919와 함께 ‘대형 항공기 삼총사’라고 호명했다. AG600은 동체 길이 37m, 날개 길이 38.8m, 높이 12.1m로 4개의 터보엔진을 장착했으며 최대 이륙 중량은 53.5t에 이른다. 보잉 737 여객기 크기로 20초 만에 12t의 소방용수를 탑재할 수 있어 삼림 소방 분야에서 뛰어난 성능을 자랑한다.

최대 속도는 시속 500㎞, 최장 항속 시간 12시간으로 해안선에서 1000㎞ 이상 떨어진 곳에서의 해양 사고에 신속 대응이 가능해졌다. 특히 최저 안정 비행 고도가 50m에 불과해 해상 수색에 유리하고 수면에 착륙한 상태로 구조활동을 벌일 수 있으며 동시에 50명 구조가 가능하다. 수심 2.5m, 길이 1500m, 넓이 200m의 좁은 수면에서 이착륙이 가능하며 2m 파고에서도 이륙이 가능하다. 추가 탐색 장비를 탑재할 경우 해양 환경 감측과 자원 탐사는 물론 미국의 잠수함을 탐지하는 대잠 초계기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특히 하이난다오(海南島) 싼야(三亞) 비행장에서 남중국해 전역을 관할할 수 있다. AG600에 들어간 5만여  개의 부품 가운데 98%가 중국에서 공급됐으며 95% 이상이 중국산이다.

전략수송기 윈-20.

전략수송기 윈-20.

AG600의 코드명은 중국 고대 철학서인 『장자(莊子)』에 나오는 전설의 새 곤(鯤)과 용(龍)을 합한 이름이다. 북극 바다에 사는 거대한 물고기 곤(鯤)은 수천 리에 이르는 날개를 가진 붕(鵬)새로 변해 한 번 날아오르면 남극까지 왕복한다는 전설이 전해 온다. 지난해 실전 배치된 전략 수송기 윈-20의 코드명이 곤붕(鯤鵬)을 잇는 후속 항공기이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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