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제품 지혈제 부작용으로 갑상선 환자 33명 재수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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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혈제가 부작용을 일으키면서 대학병원에서 갑상선 수술을 받은 환자 33명이 재수술을 받는 일이 발생했다. 24일 의료계에 따르면 A 제조사는 지난 8월 10일 신체 삽입용 지혈제를 개발했고, 전국 병원으로 납품됐다. 의료기기로 분류된 스펀지형 지혈 제품은 체내 삽입 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녹아 지혈 작용을 한다. 부산 지역에서는 부산 고신대학교 복음병원과 부산 백병원에서 해당 제품을 납품받아 갑상선 수술에 사용했다고 한다.

부산 고신대 복음병원·백병원서 갑상선 수술에 사용 #지혈제가 녹지 않아 염증 유발한 것으로 확인…제조사 생산 중단

고신대 복음병원에서 지난 8월 14일부터 9월 13일까지 한 달간 해당 제품을 사용했고, 36명의 환자에게 투입됐다. 이 가운데 27명이 수술 상처 부위에서 심한 염증이 생기고 농이 흘러나오는 부작용을 경험했다. 심한 경우 귀가 아프고 눈이 충혈되는 환자도 있었다고 한다.

고신대 복음병원을 고통을 호소하는 환자들의 상처 부위를 CT 촬영한 결과 지혈제가 녹지 않아 염증을 일으켰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병원 측은 곧바로 식약처에 해당 문제를 보고하고 학회에도 부작용에 대해 알렸다. 이 제품을 사용한 부산 백병원에서는 6명의 환자가 부작용을 호소했고 재수술을 받은 이후였다.

장기 내부에서 출혈이 일어날 때 지혈 효과를 촉진하는 나노 입자를 넣으면 30분 안에 출혈이 멈춘다.원반 모양의 적혈구가 이동하고 있는 혈관 내부의 상상도.

장기 내부에서 출혈이 일어날 때 지혈 효과를 촉진하는 나노 입자를 넣으면 30분 안에 출혈이 멈춘다.원반 모양의 적혈구가 이동하고 있는 혈관 내부의 상상도.

제조사는 문제가 보고된 직후 해당 제품에 대한 생산을 모두 중단한 상태다. 제조사 관계자는 “전국 병원에 해당 제품을 납품했고, 갑상선 수술에 사용한 곳은 부산 고신대 병원과 백병원 두 곳으로 확인됐다”며 “피해자들에게는 손해사정인을 통해 치료비와 위자료를 지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제조사는 현재 해당 제품의 안전성 검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달 말이나 내달 초 안전성 최종 결과를 식약처에 보고할 방침이다.

해당 제품이 전국의 대형병원 등에 납품돼 추가 피해자가 더 발생했을 것으로 우려된다.

부산=이은지 기자 lee.eunji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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