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서 고농도 방사성 물질 확인”발표에도…러 “핵시설 사고 없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우크라이나 키에프의 원전 시설. [뉴스1]

우크라이나 키에프의 원전 시설. [뉴스1]

러시아 국영 원자력공사(로스아톰)가 지난달부터 최근까지 유럽 일대 상공에서 포착된 ‘방사능 구름’이 자국 핵시설에서 발생한 사고 때문이란 세간의 관측을 부인하고 나섰다.

‘방사능 구름’ 현상에 이어 러시아 기상청 발표에도 #Mayak “해당 오염, 마야크 활동과 관련 없다” # #IRSN, 볼가강ㆍ우랄산맥 사이 등 #러시아 쪽 시설서 #누출사고 발생 가능성 제기

로스아톰은 21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원자력 시설에선 아무런 사고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입장을 내놨다.

앞서 프랑스 핵안전연구소(IRSN)은 지난 9월 27일에서 10월 13일까지 프랑스 상공에서 방사성 물질 ‘루테늄(Ru)106’이 검출됐다며 볼가강과 우랄산맥 사이 등 러시아 쪽 시설에서 사고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었다.

러시아 기상당국은 이날 우랄산맥 남부 첼랴빈스크의 마야크(Mayak) 핵연료 재처리 시설 인근의 루테늄106 오염이 “매우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혀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실었다.

‘루테늄106’은 희귀원소인 루테늄의 방사성 동위원소로서 자연계엔 존재하지 않고 주로 원자로 내부에서 생성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마야크 시설 측도 “해당 오염은 마야크 시설의 활동과는 관련이 없다”면서 검출된 루테늄106의 농도 또한 “연간 허용 기준치보다 2만배나 적기 때문에 사람 건강이나 생명엔 위험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마야크 핵 재처리 시설은 핵연료의 루테늄106 추출 작업을 수년 전부터 하지 않았다며 이 시설은 방사성 물질 누출의 근원지가 아니라고 밝혔다.

그러나 마야크 핵 재처리 시설에서는 지난 1957년 9월 29일 사용 후 핵물질이 담긴 탱크가 폭발해 주변 2만3000㎢ 지역이 오염되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당시 인근지역 주민 약 1만명이 대피한 이력이 있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이날 성명에서 러시아 검찰에 이번 방사성 물질 누출 사고의 은폐 가능성을 조사하고 이 지역에 주민의 건강이 제대로 보호되는지 확인하라고 촉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