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끝장토론' 놓고 장외 설전…찬반 양측 '우리가 다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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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정당과의 통합 및 연대를 놓고 벌인 ‘끝장토론’(21일)에서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못한 국민의당이 22일에도 찬반 양측에서 ‘당내 다수’를 자처하는 등 여진(餘震)이 이어졌다.

박지원, "어제 토론서 30명 중 20명은 통합 논의 중단하자" #정동영, "초재선들이 '안철수 못 믿겠다' 직접 비판" #최명길, "연대, 통합 찬성파가 26명. 메모 공개할 수도 있다"

박지원 의원은 이날 오전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어제 사실상 안철수 대표도 (포함해) 30명의 의원이 발언을 했는데 통합을 찬성하는 사람은 아홉분이었다. 그 분위기 알지 않겠나”라며 “30명이 발언을 해서 20명은 ‘통합 논의를 여기서 중단하자’(라고 했다)”고 강조했다.
당내에서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대해 반대하는 분위기가 우세했다는 주장인 셈이다.
박 의원은 양당 통합으로 제2당으로 등극할 수 있다는 안철수 대표에 대해서도 “그런 얘기를 하는 것은 구상유취(口尙乳臭)”라며 직설적으로 비판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전 대표가 21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도중 회의장을 나와 밖으로 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당 박지원 전 대표가 21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도중 회의장을 나와 밖으로 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통합에 반대하는 ‘평화개혁연대’를 이끌고 있는 정동영 의원도 이날 오전 라디오 인터뷰에서 “어제 (‘끝장토론’에서) 민망한 장면이 많았다”며 “안 대표가 맨 앞자리에 앉아 있으니까 불과 2~3m 앞인데 그 앞에서 우리 초재선 의원들을 포함해 많은 사람들이 안 대표의 소통 능력, 신뢰의 문제, 거짓말을 한다는 것, 오늘 한 말과 어제 한 말이 다르다는 것 등을 직접적으로 비판했다”고 말했다.

반면 통합 찬성파인 최명길 최고위원은 이날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실제 논의의 방향과는 다르게 일제히 오늘 아침에 (라디오) 인터뷰들을 하시면서 논의의 방향을 언론에 잘못 전하고 계신 분들이 계시다”고 반박했다.
최 최고위원은 “(반대파는) 3분의 2가 ‘통합이 안 된다’고 인터뷰를 하고 있는데 사실 반대”라며 “연대, 통합에 찬성하신 분이 26명이고, (반대 측은) 도저히 어떤 쪽인지 알 수 없는 3명을 포함해도 14명”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22일 오전 국회 본청 당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전날 비공개로 진행된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의 발언 내용을 취합한 최명길 최고위원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연합뉴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22일 오전 국회 본청 당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전날 비공개로 진행된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의 발언 내용을 취합한 최명길 최고위원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연합뉴스]

이어 “제가 의원총회 내용을 20페이지가 넘게 빼곡하게 메모했기 때문에 90% 이상 복원할 수 있다. 다른 말씀들을 밖에서 계속 하시면 모든 메모한 걸 갖고 밝혀질 수밖에 없다”고도 말했다.

이에 김동철 원내대표는 “우리 내부의 뜻이 결코 다르지 않음을 (21일 토론에서) 확인시켰다”며 “국민이 만들어준 다당제의 가치를 우리 스스로 훼손할 수 없다는 데에 인식을 같이 했고 한국정치를 주도하는 정당으로 더욱 자신 있고 당당하게 나아가자는 데 뜻을 함께 했다”고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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