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과학자 “내년 진도 7이상 강진 몰릴 것...자전속도 때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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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발생한 규모 5.4 강진으로 경북 포항시 곳곳이 피해를 입었다. 포항시 흥해읍 대성아파트의 모습. 프리랜서 공정식

지난 15일 발생한 규모 5.4 강진으로 경북 포항시 곳곳이 피해를 입었다. 포항시 흥해읍 대성아파트의 모습. 프리랜서 공정식

내년에는 진도 7 이상의 강한 지진이 20회 이상 발생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지구의 자전속도가 느려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1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은 미국 콜로라도대 연구진인 로저 빌햄과 몬타나대의 레베카 벤딕이 지난달 열린 미국 지질학회 연례 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의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전했다.

연구진은 지구 자전속도 변화가 지진에 미치는 영향을 살피기 위해 1900년 이후 발생한 진도 7 이상의 강진을 분석했다. 지구의 자전 속도는 하루에 1000분의 1초 단위로 미세하게 변화할 수 있는데, 이 작은 변화가 막대한 양의 에너지 방출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가설이다.

과거 강진 분석 결과 연구진은 지구의 자전 속도가 수 차례 느려진 약 5년 정도의 기간이 있었음을 발견했다. 결정적으로 자전이 느려진 이 기간 이후 강진 발생 증가가 뒤따랐다. 즉, 약 5년 정도 자전속도가 느려진 시기가 있었다가 강진 발생이 급증했다는 의미다.

로저 빌햄은 "이것이 가리키는 것은 명확하다"며 "지구는 약 5년 정도를 미래 지진에 대한 전조로 알려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연구 결과가 내년 지진 예측에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는 이유는 올해가 바로 지구 자전이 느려지고 약 4년째이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현재를 기준으로 약 4년 이전부터 지구 자전 속도가 늦춰졌고, 올해 6차례 강진이 있었기 때문에 내년에는 훨씬 더 많은 강진이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연구진은 지구 자전 속도 변화가 강진 발생 사이에 어떤 관계가 있는지는 정확하게 규명하지 못했다. 다만, 지구 핵의 활동에서 일어난 미세한 변화가 자전 속도와 지진 모두에 영향을 미치는 것일 수 있다고 추측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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