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미러 안 접힌 걸 보니”…차에 있던 현금 1억2000만원 도둑 맞은 사연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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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이 잠기지 않은 차들을 골라 안에 있던 돈과 물건을 훔친 2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문이 잠기면 사이드미러가 자동으로 접히는 차들이 많다는 사실이 범행에 이용됐다.

서울 방배경찰서는 주차된 차에 들어있던 현금 1억2000만원 등을 훔친 혐의로 이모(23)씨를 검거해 구속했다고 24일 밝혔다. 경찰 조사결과 이씨는 13일 오전 3시쯤 서울 방배동의 한 아파트 후문 근처에 주차된 승용차 문을 열고 조수석에 있던 손가방을 훔쳤다. 손가방에는 1억2000만원이 들어 있었다. 차량 주인인 오모(35)씨가 상가 계약을 하기 위해 준비한 돈이었다. 오씨는 경찰 조사에서 “돈이 든 손가방을 조수석에 두고 차 앞에서 담배를 피우다 문 잠그는 것을 깜빡 잊었다. 두 시간 뒤 다시 차로 와보니 손가방에 없어져서 경찰에 신고했다”고 진술했다.

13일 이씨가 문이 잠기지 않은 차에 들어가 손가방을 훔쳐 나오고 있다. [사진 서울 방배경찰서]

13일 이씨가 문이 잠기지 않은 차에 들어가 손가방을 훔쳐 나오고 있다. [사진 서울 방배경찰서]

범행 당시 폐쇠회로(CC)TV 영상을 보면 피해자의 차를 발견하고 다가가 망설임 없이 문을 열고 들어간 이씨는 9초 뒤에 손가방을 들고 나온다. 이날 이씨는 다른 차에 있던 노트북도 훔친 것으로 조사됐다. 이씨는 여러 차례 절도 전과가 있었다. 이씨는 경찰 조사에서 “예전에 카센터에서 일한 적이 있다. 사이드미러가 안 접힌 차는 문이 안 잠겼을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하고 열어봤다”고 진술했다.

이씨는 훔친 돈으로 차와 명품 시계를 사고, 친구와 술을 마시는 등 유흥비로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범죄의 표적이 될 수 있으니 차 안에는 귀중품을 보관하지 않는 것이 좋고, 주차한 후에는 문을 잠갔는지 꼭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우영 기자 song.woo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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