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명수의 노후준비 5년 설계] 한국형 헤지펀드, 위기의 펀드시장 구원투수 기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7면

서명수

서명수

펀드 시장이 어렵다고 한다. 하지만 펀드도 펀드 나름이다. 불특정 다수가 가입하는 공모펀드는 부진에 허덕이는 반면 소수정예로 구성되는 사모펀드는 펄펄 날고 있다.

금융투자협회(금투협)에 따르면 ‘한국형 헤지펀드’의 설정액은 2015년 말 3조4000억원이었으나 지난해 말 두 배(6조7000억원)가 됐고, 올해 10월 현재 12조6000억원으로 다시 2배 가까이 불어났다.

주식·채권·파생상품·부동산 등 다양한 자산에 투자하는 사모펀드를 헤지펀드라고 한다. 금융 당국은 2011년 12월 기존 사모펀드의 운용 관련 규제를 완화하면서 한국형 헤지펀드라는 이름을 내걸었다. 2016년부터는 여러 사모펀드에 투자하는 공모재간접펀드의 판매를 허용하고, 일인당 투자한도를 500만원 이상으로 완화해 소액투자의 길을 열었다.

사모펀드가 인기를 끄는 것은 수익률이 좋기 때문이다. 펀드마다 다르겠지만 다양한 운용전략을 구사하며 연 7~10%의 수익률을 추구한다. 올해 들어선 수익률이 다소 저조해 평균 4%대에 그치고 있지만 기껏해야 은행금리 수준인 공모펀드보다는 월등한 성과다.

앞으로 금융당국은 펀드 시장을 살리기 위해 사모펀드에 대한 규제를 더욱 풀 계획이다. 규제가 느슨해지면 기회가 찾아온다. 선진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사모펀드 비중이 8~10%인데 우리나라는 0.1%에 불과하다. 요즘 같은 재테크 보릿고개에 돌파구가 될지 관심이 크다.

서명수 객원기자 seo.myongsoo@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