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병규 대통령직속 4차산업혁명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국정어젠다로 급부상한 ‘혁신성장’의 선봉에 서게 됐다. 문 대통령은 10일 청와대에서 장 위원장에게 위촉장을 수여하면서 “4차산업혁명위원회가 벤처·창업 등을 통해 신산업분야, 그리고 신성장 분야까지도 이끌어 나가는 핵심적인 역할 해주시길 부탁을 드린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더 욕심을 부리자면 혁신성장의 방안까지도 함께 이끌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추석 연휴 직전부터 ^소득주도 성장 ^일자리 중심 성장 ^공정 경제와 함께 새 정부의 ‘네바퀴 성장론’을 이루는 혁신성장을 핵심 전략으로 강조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임기 초반 분배 중심의 소득주도 성장을 통해 소득 불평등을 해소하고 3%대 경제 성장률을 회복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최근 발표된 경제 성장률 전망치가 2%대 후반에 머물면서 목표가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내년 지방선거 등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먹고 사는 문제에 대한 비전을 제시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자연 장 위원장에게 힘이 실리는 양상이다. 문 대통령은 11일에는 4차산업혁명위원회 1차 회의도 직접 주재할 예정이다.
청와대는 당초 장 위원장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 유력하게 검토했다고 한다. 청와대는 지금까지 27명에게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직을 제안했다. 최근 낙마한 박성진 포항공대 교수가 27번째 후보자였다. 장 위원장은 청와대가 가장 먼저 검토한 후보자였다.
장 위원장은 벤처 업계의 대표적 '성공신화'로 꼽힌다. 1996년 채팅 사이트인 ‘세이클럽’으로 유명한 네오위즈의 공동창업자다. 2005년에는 검색업체 ‘첫눈’을 창업해 네이버의 전신인 NHN에 매각했고, 이는 현 네이버 검색시스템의 밑바탕이 됐다. 2007년 게임 개발사 ‘블루홀’과 벤처캐피탈 ‘본엔젤스파트너스’를 설립했다. 비상장사인 블루홀의 시가총액은 최근 5조원을 넘겼고, 장 위원장의 현재 재산은 9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주식 백지신탁이 발목을 잡았다. 블루홀 이사회 의장인 장 위원장은 이 회사 지분 20.4%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청와대 관계자는 “기업의 경영권 확보 문제도 걸려 있어 결국 백지신탁에서 자유로운 위촉직으로 활동하게 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혁신성장의 또 다른 한 축인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인선을 놓고선 여전히 고민중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현재 복수로 검증 중인데 인사검증은 통상 1~2주가 걸리는 만큼 금방 이뤄질 것 같진 않다”고 말했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gn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