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낀 중년 여성이 뉴스진행을…” KBS 뉴스 본 시청자 반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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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을 낀 아줌마는 누구길래 진행을 저렇게 잘하지?” 4일 아침 KBS ‘뉴스광장’을 보던 한 시청자의 반응이다. 뉴스 진행을 맡은 여성 앵커는 또렷한 목소리로 차분하게 진행을 해나갔다.

[사진 방송화면 캡처]

[사진 방송화면 캡처]

지난달 4일부터 전국언론노동조합 KBS 본부가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지금까지 약 한 달간 뉴스 진행을 맡은 유애리(59) 아나운서가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최근 한 달간 KBS1TV 오전 6시에 방송되는 '뉴스광장'을 진행하는 유애리(59) 아나운서를 본 일부 시청자들의 반응이다. 지난달 4일부터 전국언론노동조합 KBS 본부가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이 시간대 뉴스를 진행하던 30대 여기자 대신 유 아나운서가 대체 투입된 것이다.

유 아나운서는 1981년 KBS 공채 8기로 입사해 아나운서 실장까지 지낸 베테랑이다. 유 아나운서가 뉴스를 진행하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시청자 게시판과 소셜미디어 등엔 “아침 뉴스에 중년 여성 앵커가 진행하길래 깜짝 놀랐다. 반가우면서도 한참 동안어쩐 일인지 고민하다 파업 때문인 걸 뒤늦게 깨달았다. 이런 일 아니면 중년 여성 앵커를 볼 일이 없다는 게 말이 되는지. 뉴스 진행에서 늙은 남자와 젊은 여자 조합 좀 버리자.” “파업 때문에 생각지도 못하게 뉴스 프로그램에 숨어 있던 성차별을 볼 수 있게 됐다”는 등의 글이 올라왔다.

그동안 TV뉴스는 주로 기자 출신 40~50대 남성과 아나운서 출신 20~30대 여성이 앵커를 맡아왔다. 시청자들은 파업으로 인해 달라진 뉴스진행 방식이 신선하다는 반응이다.

비록 파업으로 인해 진행을 맡았지만 안경 낀 중년 여성 앵커가 안정적인 진행으로 신뢰감을 주고, 여성 앵커는 젊고 예뻐야 한다는 관행과 고정관념을 깨주었다는 반응이다.

유 아나운서는 후배들의 파업이 진행되는 동안 뉴스 진행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유 아나운서 이외에도 KBS는 현재 파업으로 인한 방송 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해 간부급 직원들이 가요 프로그램 등 예능 연출에 투입되고 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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