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나와도 잘릴까 걱정” 유급휴직 조선3사 직원들 불안감

중앙일보

입력

울산 동구 현대미포조선 전경. [연합뉴스]

울산 동구 현대미포조선 전경. [연합뉴스]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인 현대미포조선이 현대삼호중공업·현대중공업에 이어 유급휴직을 결정해 직원들이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현대미포조선은 최근 일감 부족으로 노사가 오는 10월 16일부터 내년 6월 30일까지 순환 유급휴직(근로자 1인당 5주씩)을 하기로 합의했다고 25일 밝혔다.

300~400명 10월 16일부터 5주씩 유급 휴직 #현대중·현대삼호중공업도 일감 부족으로 쉬어

익명을 요구한 현대미포조선 직원은 “유급휴직 기간이 끝난 뒤에도 회사가 휴직을 제안할지 모르는데 그때는 무급휴직이 될 수도 있지 않겠느냐”며 “결국 구조조정 같은 고용 불안 상태로 가는 수순이 아닐까 해서 다들 불안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줄어드는 조선소. 2017년은 3월 기준. 자료:클락슨

줄어드는 조선소. 2017년은 3월 기준. 자료:클락슨

이번 유급휴직 대상은 일을 쉬는 유휴 인력이 많은 일부 부서 직원들이다. 노사는 유급휴직에 들어가는 인력이 300~400명 정도 될 것으로 예상한다. 유급휴직 동안 월급은 상여금을 포함한 평균임금의 70%가 지급된다. 월급의 3분의 2는 조선업 특별고용지원에 따라 정부가 부담한다. 하루에 6만원까지다.
현대삼호중공업 역시 정부의 보조금 지원을 받는다. 현대중공업은 노조가 휴직 동의를 거부하고 휴업에 돌입했다. 직원 휴업 시 정부 보조금을 받기 위한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기 때문에 회사가 월급을 모두 부담한다.

현대미포조선 회사 측 관계자는 “부서별로 유휴 인력이 몇 명인지 조사하고 있다”며 “직원들이 유급휴직에 대해 ‘회사가 어려우니 좀 쉬어가자’, ‘앞으로 닥칠 고용 불안에 휴직을 받아들이기 어렵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인다”고 말했다.

현대미포조선 노조 관계자는 “월급이 줄어드는 데 대한 불안보다 업황이 계속 좋지 않아 고용 불안에 지속해서 시달리고 있다”며 “올해 수주 상황을 보면 내년 하반기부터 상황이 좋아질 것이라는 기존 전망도 붙투명하다”고 말했다.
현대미포조선은 지난 8월 울산의 4개 도크(선박을 건조·수리하기 위한 시설) 가운데 4도크를 가동 중단했다. 35만t의 이 도크는 오는 12월 중순 생산을 재개한다.

지난 7월 도크 가동을 멈춘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연합뉴스]

지난 7월 도크 가동을 멈춘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연합뉴스]

현대미포조선의 ‘큰 집’에 해당하는 현대중공업 역시 지난 7월 군산조선소 도크 가동을 중단했다. 이보다 앞선 3월에는 울산의 5도크, 지난해 6월에는 4도크 가동을 멈췄다. 현대중공업의 선박 수주 잔량은 지난해 8월 91척에서 지난 8월 63척으로 줄었다.

이에 따라 현대중공업은 지난 9월 11일 조선사업 부문 직원 600여 명이 5주 휴업에 들어갔다. 또 사업 부문별로 돌아가며 5주 간 직무 교육을 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수주 물량 부족으로 올해 하반기 5000여명의 유휴 인력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삼호중공업은 일감 부족으로 생산직 2680여 명이 오는 10월 16일부터 내년 6월 24일까지 직원 한 명당 5주씩 유급휴직에 들어간다. 앞서 이 회사는 지난해 10월부터 1년 동안 사무기술직을 대상으로 무급휴직을 시행했다.
울산=최은경 기자 chin1ch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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