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저질 합성' 문성근 檢 출석..."일베 지원 의심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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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이 문성근씨와 배우 김여진씨 얼굴을 이용해 '저질 합성 사진'을 직접 제작하고 배포한 것으로 확인돼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문씨가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했다.

"일베 지원 의심" #"MB 직접 소환해야"

문씨는 18일 오전 검찰에 나와 기자들과 만나 "혹시 일베와 같은 사이트에 직간접적으로 지원이 있었던 것은 아닌가 (의심된다)"며 "지금 중앙지검공안2부에 음란물 제조·유포에 대해서 피해자 진술을 해달라 해서 나온 것이고, 민변 변호사가 동행했다"고 말했다.

'MB 블랙리스트' 피해자 조사받는 문성근. [연합뉴스]

'MB 블랙리스트' 피해자 조사받는 문성근. [연합뉴스]

이어서 문씨는 "검찰에 올라가면 일단 질문하는 것에 조사를 충분히 받고, 또 이것 뿐 아니라 제 주변에 있었던 공작 의혹이 많이 있다"며 "첫 번째가 '늦봄 문익환' 학교 사찰, 공작을 펼친게 있다. 또 하나는 '바다이야기도' 있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국정원이 '블랙리스트'를 이명박 전 대통령께 직보를 했다는 게 확인이 됐다"며 "그렇다면 이 사건을 밝혀내는 동시에 이명박 전 대통령의 직접 소환이 필요하다. 그 점을 강조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문씨는 이날 검찰에서 MB 정권 당시 활동 등에 제약, 외압이 있었는지 말할 예정이다.

배우 문성근씨와 김여진씨의 얼굴이 합성된 사진.

배우 문성근씨와 김여진씨의 얼굴이 합성된 사진.

국정원은 2011년 10월 문씨와 김씨의 이미지를 실추시키기 위해 해당 합성사진을 만들었다. 유포는 '보수 우파'를 자처하는 이들이 모인 포털사이트의 한 카페를 통해 이루어졌다. 문씨와 김씨가 이른바 '좌파 연예인'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문씨와 김씨는 'MB 블랙리스트'에 이름이 오른 82명 중에서 선정됐다.

국정원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정원은 원세훈 전 원장 재임 초기인 2009년 '좌파 연예인 대응 TF'를 구성해 정부 비판 성향의 연예인이 특정 프로그램에서 하차하도록 압박했다.

19일에는 방송인 김미화씨가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할 예정이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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