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연승' 클리블랜드 또 이겼다, MLB 최다 연승 신기록 타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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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블랜드 인디언스 트위터 캡쳐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트위터 캡쳐

메이저리그 클리블랜드 인디언스가 21연승을 달성했다.

아메리칸리그 최다 연승 신기록이다.

클리블랜드는 14일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의 프로그레시브 필드에서 열린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의 홈 경기에서 5-3으로 승리했다. 클리블랜드는 지난달 25일 보스턴 레스삭스전(13-6) 승리 이후 한 번도 지지 않았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트위터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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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2년 오클랜드 어슬래틱스의 20연승을 넘어선 기록이다. 1935년 시카고 컵스의 메이저리그 최다 연승 기록과는 타이를 이뤘다. 82년 만에 21연승 신화가 탄생한 것이다. 16년 뉴욕 자이언츠(현 샌프란시스코)의 26연승도 있지만 이 기록은 연승 중간에 무승부가 끼어 있다.

이날 클리블랜드는 1회 초 디트로이트에게 선제점을 내줬다. 20연승을 달리는 기간 클리블랜드가 선제점을 준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하지만 1회 말 곧바로 역전에 성공했다. 2사 1·2루에서 제이 부르스의 3점 홈런이 터졌다.

4-3으로 쫓긴 7회 말 로베르토 페레스의 홈런으로 점수차를 벌렸다. 마무리 투수 코디 앨런이 9회 등판해 승리를 지켰다. 앨런은 연승 기간에만 6세이브째를 올렸다.

클리블랜드는 21연승을 달리면서 139점을 뽑고, 35점을 실점했다. 득실 마진은 104점이나 된다. 이 기간 팀 타율은 0.305, 홈런은 41개였다. 경기당 2개 꼴로 홈런이 터졌다. 평균자책점은 1.57이었고, 선발 1.70, 불펜 1.26이었다. 투타 밸런스가 완벽에 가까웠다.

미국 뉴욕타임즈는 클리블랜드의 연승 비결을 '티토 프랑코나'라는 한 단어로 압축했다. '티토'는 테리 프랑코나 클리블랜드 감독의 애칭이다. 이 매체는 '프랑코나 감독의 말은 선수들에게 성서(聖書)와 다름없다. 프랑코나는 불펜 운용과 선수 기용의 장인(master)'이라고 평가했다.

프랑코나 감독은 발이 느린 선수를 1번에 배치하고, 팀에서 가장 강한 투수를 승부처에 기용하는 등 파격을 즐긴다. 성공률이 꽤 높다. 클리블랜드 선수들은 그런 프랑코나 감독을 중심으로 똘똘 뭉쳤다. 프랑코나 감독은 "선수들이 스스로 즐기고 있다. 그게 특별한 것"이라며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클리블랜드는 지난해 월드시리즈에서 시카고 컵스에 져 우승을 놓쳤다. 하지만 시즌 막판 기록적인 연승 질주에 온 도시가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 컵스가 1908년 이후 108년 만에 우승을 차지하면서, 1948년 우승이 마지막인 클리블랜드는 최장 기간(68년)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하지 못한 팀이다.

AP통신은 "몇몇 부모는 아이를 학교 대신 프로그레시브 필드에 데려가 평생 다시보기 힘든 일을 함께 즐겼다. 일식보다 더 대단한 사건으로 기억에 남을 것"이라고 표현했다. 클리블랜드는 21연승과 함께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우승을 위한 매직넘버를 '4'로 줄였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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