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레이저로 北 미사일 요격하겠다'..새 공격무기 개발 우려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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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해군이 상륙함인 폰스함에 실전 배치한 레이저 무기 체계(Laser Weapon System·LaWS).[EPA=연합뉴스]

미국 해군이 상륙함인 폰스함에 실전 배치한 레이저 무기 체계(Laser Weapon System·LaWS).[EPA=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고출력 레이저를 북한 탄도미사일 요격에 활용하는 방안을 본격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요미우리신문은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진전에 따라 정부가 탄도미사일 요격을 위한 새로운 시스템 개발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탄도미사일 발사 직후 고출력 레이저를 조준해 무력화하고 파괴하는 것”이라고 3일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선 일본이 북한발 위기를 이용해 새로운 공격 무기를 개발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요미우리에 따르면 레이저 무기는 자위대 항공기나 함선에 탑재할 계획이다.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려는 사전징후를 포착해 대기하고 있다가 발사 직후 상승단계(booster)에서 레이저로 요격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방식을 이용할 경우 북한이 최근 들어 자주 시험하고 있는 고각발사 방식(lofted)이나 동시다발 발사에 대한 대응이 용이할 것으로 판단된다. 또 이지스함에서 발사하는 SM-3 요격미사일 등에 비해서도 비용이 낮다는 장점도 있다.
이와 관련해 방위성이 2018년도 예산 요구에 박격포탄이나 소형무인기 등을 요격 대상으로 하는 고출력 레이저 시스템 연구비로 87억엔(약 885억원)을 배정했다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일본은 이미 2010년부터 고출력 레이저에 대한 기초 연구를 진행해왔다. 내년부터 5년간 기초연구 단계를 넘어서 실전 장비화하는 연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미 해군 장병들이 폰스함 함내에서 LaWS 작동을 시험하고 있다. [중앙포토]

미 해군 장병들이 폰스함 함내에서 LaWS 작동을 시험하고 있다. [중앙포토]

고출력 레이저는 미국·러시아·중국 등에서 활발히 개발 중인 차세대 무기 체계다. 지난달 미 해군은 세계 최초로 레이저 무기를 실전 배치한 바 있다. 중동 걸프만에 배치된 미 해군 상륙함 폰스함(1만7000t급)에 탑재한 레이저 미사일 시스템(Laser Weapons System·LaWS) 발사 장면을 CNN이 지난달 17일(현지시간) 보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레이저 무기는 현 개발 수준으로 볼 때 근거리 요격만 가능한 상황이다. 거리가 멀어질수록 열량이 줄어 파괴력이 줄어드는 레이저 무기 체계의 특성 때문이다. 실제 폰스함에 장착된 LaWS의 출력은 33 kW, 유효 사거리는 1.6㎞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일본이 고출력 레이저 무기 체계를 개발한다 해도 원거리에서 빠른 속도로 날아가는 북한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것이 매우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요미우리 "탄도미사일 발사 직후 상승단계서 요격" #항공기·함선 등에 탑재…방위성 885억원 배정 #미 해군은 실전 배치…유효사거리 1.6km 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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