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성희롱' 의혹 부안 교사, 억울한 죽음? 학생들이 보낸 탄원서 내용 보니

중앙일보

입력

[사진 KBS 방송 화면 캡처]

[사진 KBS 방송 화면 캡처]

[사진 KBS 방송 화면 캡처]

[사진 KBS 방송 화면 캡처]

학생 성추행 의혹으로 인권센터 조사를 받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전북 부안 한 중학교 교사의 사망을 놓고 유가족이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지역 뉴스를 통해 이 교사를 두둔하는 듯한 학생들의 탄원서가 공개돼 논란은 가열될 양상을 보이고 있다.

7일 김제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5일 오후 2시30분께 김제시 백구면 한 주택의 차고에서 A교사가 숨진 채 발견됐다. A교사는 최근 학생 성추행 혐의로 전북인권센터 조사를 받고 있었다. 지난 4월 같은 혐의로 경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은 사안이었다. 인권센터는 최근 부안여고 체육 교사 성추행 사건 등 일련의 사건이 터지자 학교에서 벌어진 성추행 사건을 면밀히 밝히기 위해 재조사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 트위터]

[사진 트위터]

A교사의 자녀인 B씨는 트위터를 통해 아버지의 억울한 죽음을 전하고 있다. B씨는 트위터에 7일 "경찰이 내사 종결했고 학생들이 탄원서까지 썼다"며 "학생들이 진짜 피해자라면 장례식에는 왜 오겠냐"고 적었다. B씨를 포함한 유가족은 "같은 학교에 근무하는 동료 교사가 학생들을 부추겨 성추행 진정을 낸 것"이라며 "억울한 죽음에 대한 진상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태다.

[사진 KBS 방송 화면 캡처]

[사진 KBS 방송 화면 캡처]

지난 8일 KBS 전주는 뉴스를 통해 A교사가 재직 중이던 해당 학교 학생들이 교육청에 보낸 탄원서를 공개했다. 탄원제목은 'A교사의 명예회복에 관한 건'이다. 이 내용은 B씨가 트위터에 방송 중인 화면을 직접 찍어 올리기도 했다. A교사 아내는 KBS 전주와의 인터뷰에서 "아이 아빠가 (조사를 받으며) 10㎏이나 빠졌다"며 "이렇게 허망한 죽음이 어딨느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해당 학교 학생들은 KBS 전주와의 인터뷰에서 "A교사에게는 성추행할 의도가 아니었다"고 밝혔다. [사진 KBS 방송 화면 캡처]

해당 학교 학생들은 KBS 전주와의 인터뷰에서 "A교사에게는 성추행할 의도가 아니었다"고 밝혔다. [사진 KBS 방송 화면 캡처]

공개된 탄원서에서 학생들은 선생님이 잘못이 없다고 말하고 있다. 탄원서에는 "우선 일이 이렇게까지 심각할 정도로 커질 줄 몰랐다. 저희 모두가 야간자율학습시간에 허락받지 않고 선생님께 말도 없이 나오는 잘못을 했다"는 내용과 "저희 모두 이렇게 될 줄 몰랐다. 잘했다고 칭찬해 주는 것도 다리 떨면 복 떨어진다고 무릎 친 것을 주물렀다고 적었다. 허벅지는 절대 아니다. 그러면 야자시간에 서운 했던 일이 빨리 해결될줄 알았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KBS 전주에 따르면 전북교육청 관계자는 "탄원서를 냈다고 해서 무언가 어떤 사실이 있는데 그 사실이 없다고 전혀 없다고 만들 수는 없지 않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해당 학교 학생들이 보낸 탄원서 내용.

방송 화면 맨 왼쪽에 있는 탄원서 내용. (모자이크와 화질 문제로 인해 전부 읽을 수는 없다.)

우선 일이 이렇게 까지 심각할 정도로 커질줄 몰랐
저희 모두가 야자학습시간에 허락받지 않고 선생님한테
말도 없이 나오는 잘못을 했습니다. 그 일로 저도 ○○ ○
이○○ 선생님하고 ○○하는 ○○ 제가 ○○  (이하 중략)
은 오해가 생겼습니다. 선생님 ○○ ○○ ○○ ○○
잘 풀어보자는 뜻으로 ○○○○○  (이하 중략, 읽을 수가 없다)
인터넷기사부분은 제가 ○○○○ ○○○○ ○○○ ○○
장소에 우연히 기자분이 와 계셨던 거 같습니다.
그래서 통화내용을 듣고 ○○○○ (이하 중략, 더 읽을 수가 없다)
선생님께서 이렇게까지 ○○○ ○○○ 될 줄은 ○○○○
○○○○○○ 부탁드리려고해요.
○○○○○님의 선처를 부탁드리겠습니다.

방송을 통해 공개된 탄원서 내용.

교육감님 부탁드립니다.
저희 모두 이렇게 될 줄 몰랐어요.
잘했다고 칭찬해 주는 것도 다리 떨면 복 떨어진다고
무릎 친 것을 주물렀다고 적었어요.
허벅지는 절대 아니에요.
그러면 야자시간에 서운 했던 일이 빨리 해결될 줄 알았어요.

한편 전북교원단체총연합회(이하 전북교총)는 "A교사의 죽음을 애도한다"면서 "사법당국이 철저한 진상을 밝혀 사실여부 및 책임규명을 해야 한다"는 성명서를 9일 발표했다.

전북교총은 "인권센터는 그동안 무리한 조사와 지나치게 학생들의 진술에 의존한 조사 등으로 현장 교사들의 비판을 받아왔다"며 "학생인권도 중요하지만 더불어 교사들의 인권도 존중되고 보호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