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저연령화 뚜렷…서울 초등학생, 고등학생보다 8배 높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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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의 학교폭력 피해 응답률  [서울교육청]

 ‘2017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의 학교폭력 피해 응답률  [서울교육청]

초등학교에서 학교폭력이 중·고교에 비해 최고 8배 높게 발생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학교폭력의 저연령화 현상이 뚜렷해졌다.

서울교육청, 2017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발표 #초등생 3.2% 학교폭력 경험. 중고 비해 최고 8배 #학교폭력 당해도 다섯 중 한명은 주변에 못 알려 #전문가 "도움 받을 수 있다는 신뢰 심어줘야"

서울시교육청이 9일 발표한 ‘2017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 지역 초등학생(4~6학년)의 학교폭력 피해 응답률은 3.2%(6512명)다. 중학교(0.7%)에 비해 4.5배, 고등학교(0.4%)와 비교해 8배 높았다. 2015년 같은 조사에서 초등학생과 중학생 간 피해 응답률 차이는 3배(초교 3%, 중학교 1.1%) 미만, 초등학생과 고등학생 간 차이도 6배(초교 3%, 고교 0.5%) 정도였다.

학교폭력 피해 응답률은 조사 대상 학생 중 본인이 학교폭력을 경험했다고 답한 학생의 비율이다. 서울 지역 전체 학교폭력 피해 응답률은 올해 1.3%(9105명)로 조사됐다.

지난 3월 중순부터 6주 간 서울의 초4~고3 학생 68만여 명을 조사한 결과 서울 지역 초등학생 중 6512명이 학교 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소재 초등학교 수는 601곳임을 감안하면, 학교 별로 평균 10명의 학생이 학교폭력을 경험한 셈이다. ‘학교폭력을 목격한 적이 있다’고 답한 비율도 초등학교가 7.1%(1만4568명)로 중학교(2.7%)와 고등학교(1.4%)에 비해 높았다.

학교폭력 가해자 유형                                                 [서울교육청]

학교폭력 가해자 유형                                                 [서울교육청]

학교폭력 피해 유형으로는 언어폭력(34.5%)·따돌림(17.1%)·스토킹(12.6%)·신체폭행(11.6%) 순으로 나타났다. 가해자는 같은 학급 친구가 41%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 같은 학년의 다른 반 학생이 34.9%를 기록했다.

하지만 학생들은 학교폭력 피해 사실을 주변에 적극적으로 알리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학교폭력을 경험한 학생 다섯 중 한 명(20.2%)은 부모나 학교 등 주변에 알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유로는 ‘별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는 응답이 28.1%로 가장 높았다. 이어 ’스스로 해결하려고’(18.2%) ’알려도 해결이 안될 것 같아서’(15.4%) ’더 괴롭힘을 당할 것 같아서’(15.3%) 순으로 나왔다.

전문가들은 구체적인 행동 요령 중심의 학교폭력 예방교육을 주문한다.정제영 이화여대 교육학과 교수는 “누구나 학교폭력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교육하고 주변에 피해 사실을 알렸을 때 충분한 도움을 받을 있다는 신뢰는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현진 기자 jeong.hyeon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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