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로 이득 보는 그룹 공략, 미 행정부 압박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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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지루한 무역 대결의 시즌이 다가왔다.

워싱턴 통상전문가, 신우진 변호사 #“한국 안보와 연계는 안 먹힐 것”

미국 우선주의를 내건 도널드 트럼프의 화살은 세 갈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중국, 그리고 한미자유무역협정(FTA)이다. 이들은 서로 다르면서 엮여있다. 미국 등 전 세계 27개 사무소에 1300명의 변호사가 근무하는 대형 법률·로비 회사인 홀랜드 앤드 나이트의 한국담당으로 통상전략 및 대 정부 이슈를 담당하는 신우진 변호사(46·사진)는 구체적으로 세 갈래 전략을 제시했다.

첫째, 한미 FTA로 이득을 보는 그룹을 찾아내 그들의 지역구 의원으로 하여금 행정부 압박하기다. 둘째는 해당 주의 주지사를 설득해 그들이 행정부에 의견개진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셋째는 이익집단들이 백악관 인사들을 만나 압력을 행사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한미FTA 개정협상 전략을 어떻게 보나.
“대선 후 피터 나바로 국가무역위원회 위원장 등 트럼프 측근들의 발언들은 정제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USTR의 라이트하이저 대표, 국가경제위원회의 에버렛 아이젠스탯 부위원장은 통상문제의 ‘테크니션(기술자)’들이다. 통상정책을 실제로 집행할 수 있는, 의회와 워싱턴의 전문가그룹으로부터 존경받는 이들이다. 결론적으로 우리의 논리 중 트럼프 지지층의 이익과 일치하는 것을 찾아 ‘그들의 목소리’로 어필해야 한다.”
우리 입장에선 상품교역은 흑자이지만 서비스 부문은 미국이 흑자인데.
“그 주장은 트럼프에게는 통하지 않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서비스로 돈을 벌어올 수 있는 변호사·회계사 등은 자신의 핵심 지지층이 아니기 때문이다.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북한 등 안보문제와 연계해야 한다는데.
“그 논리 또한 트럼프 입장에선 별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 북한과 대치하고 있으니 한국이 강한 경제를 가져야 하고, 이를 위해 미국이 양보해야 한다는 주장인데 트럼프 지지층에겐 먹히지 않을 것이다.”

워싱턴=김현기 특파원 luc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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