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화사회 일본서 편의점보다 더 잘 나가는 OOOOOO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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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드러그스토어를 찾은 중국인 관광객들이 물건을 고르고 있다. [사진 지지통신]

일본 드러그스토어를 찾은 중국인 관광객들이 물건을 고르고 있다. [사진 지지통신]

초고령화사회 일본의 대표 소매업이 '편의점'에서 '드러그 스토어'로 옮겨가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약국과 수퍼마켓 결합 형태인 드러그스토어는 일반의약품과 화장품은 물론 일용품이나 식료품·주류 등 다양한 상품을 갖추고 있고, 상대적으로 가격도 편의점에 비해 저렴해 인기가 높다. 니혼게이자이(닛케이) 신문은 "재택 간호를 받는 노인을 위한 24시간 조제약 서비스 등으로 드러그스토어의 향후 성장세는 더욱 가팔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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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점포 수의 급증이다. 점포 증가율 측면에선 이미 편의점을 추월했다.
닛케이에 따르면 드러그스토어 전체 매상고의 60%를 차지하는 웰시아 등 주요 10개 체인의 올해 신규 출점 계획은 지난해보다 13%포인트 많은 800개 점포 이상이다. 이는 2012년도 이후 최고치이며, 폐점될 점포의 숫자를 감안해도 '6% 안팎 순증'은 확실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반면 세븐일레븐 등 주요 편의점 3개사의 올해 확장 예정 점포수는 지난해에 비해 2.3%포인트 증가에 그칠 전망이다. 이는 최근 10년 내 최저 수준이라고 한다. 대형마트 15개사의 출점 계획 역시 지난해보다 0.9%포인트 증가한 수준으로 2012년도 이후 가장 적다.

각종 상품 갖추고 가격은 편의점보다 저렴 #일본 전역서 점포 6%정도 순증 #올해 편의점 수 증가는 10년 내 최저 수준 #수요 따라 진열대 상품도 달라져 #조제약, 24시간 영업 등으로 성장세 이을 듯 #

드러그스토어 체인 코스모스약품은 눈에 잘 띄는 핑크색 외관을 하고 있다. [중앙포토]

드러그스토어 체인 코스모스약품은 눈에 잘 띄는 핑크색 외관을 하고 있다. [중앙포토]

드러그스토어의 판매 상승세도 가파르다. 일본체인드러그스토어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드러그스토어의 전체 매상고는 6조4916억엔(약 65조7904억원)으로 일본에 첫 등장했던 2000년(약 2조7000억엔)의 2.4배 수준이다.  2015년과 비교해선 5.9%포인트가 늘었다. 닛케이는 “핵가족화에 의한 세대수 증가, 장기간 디플레이션을 겪으며 몸에 밴 절약 정신 등이 드러그스토어에 고객이 몰리는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수요에 맞춰 점포 운영을 유연하게 해온 것도 한 몫을 했다. 대도시 점포의 경우 의약품·화장품을 주로 진열해 일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의 지갑까지 열고 있다. 반면 지방에서는 드러그스토어가 수퍼마켓을 대신하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야채 등 식품 판매가 늘어나고 있다. 규슈(九州)를 근거지로 한 서일본 지역의 코스모스약품은 식품 판매가 전체 매상의 60%에 육박할 정도다.

고령화 등을 겨냥해 조제약을 취급하는 드러그스토어가 늘고 있다. [사진 지지통신]

고령화 등을 겨냥해 조제약을 취급하는 드러그스토어가 늘고 있다. [사진 지지통신]

일본에서 소비를 이끄는 최고의 화두는 고령화다. 약국 기능을 갖춘 드러그스토어의 지속 성장이 예견되는 이유다.
요양원에 거주하지 않는 독거노인의 비중이 늘면서 특히 조제약에 대한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웰시아의 경우 2019년 말까지 조제약 병설점을 현재보다 50% 늘어난 1500개점 이상으로, 24시간 영업을 하는 점포도 현재의 4배인 400개점으로 늘릴 계획이다. 마쓰모토기요시 등의 체인은 약사가 환자의 약 복용 상황을 관리하고 지역 주민의 건강상담 창구 역할을 하는 이른바 ‘건강 서포트 약국’을 50개점 이상 지정할 계획이다.
이들 점포는 후생노동성이 정한 기준을 충족해야만 개설이 가능하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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