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IA 타이거즈가 지난달 27일 이후 이어온 두 자릿수 득점 행진을 8경기에서 멈췄다. SK 오른손 투수 문승원(27)이 KIA의 질주를 가로 막았다.
문승원은 6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경기에서 6과3분의1이닝 동안 4피안타 ·4볼넷 2실점을 기록했다. 3-1로 앞선 7회 초 1사 1루에서 마운드를 내려왔지만 바뀐 투수 서진용이 KIA 이범호에게 투런 동점포를 허용해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다. 결국 8회와 9회 1점씩을 낸 KIA가 5-3으로 승리했다.
이날 문승원은 KIA의 막강 타선을 상대로 침착하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KIA는 지난달 27일(광주 삼성전) 이후 8경기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다. 한국과 일본(이상 4경기)은 물론 미국 메이저리그(6경기) 기록까지 갈아치우며 폭발력을 과시했다.
지난 5일 경기(18-17 SK 승리)에선 홈런 6개를 포함, 21안타를 집중하며 17점을 올렸다. 11명의 타자가 연속 안타를 터뜨리며 KBO리그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KIA를 이기기 위해선 상대팀이 20점을 넘게 내야한다'는 우스갯소리가 허투루 들리지 않을 정도였다.
문승원은 1~3회 9타자만 상대하며 무실점으로 막았다. 순항하던 문승원은 4회 갑자기 제구가 흔들리며 볼넷 3개를 내주며 1사 만루 위기에 몰렸고, 나지완에게 우익수 희생플라이를 내주며 첫 실점했다. 5회에는 2사 후 최원준에게 2루타를 내줬지만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했다. 6회에도 1사 1루에서 최형우를 유격수 땅볼로 유도해 병살타를 이끌어냈다.
6회까지 99개의 공을 던진 문승원은 6회 말 팀이 3점을 내며 역전에 성공하자 7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타자 나지완에게 좌전안타를 맞았지만, 서동욱을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투구수 110개. 하지만 구원투수가 문승원의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지켜주지 못했다.
문승원은 비록 승리를 따내지는 못했지만 충분히 인상적인 피칭을 펼쳤다. KIA가 연속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한 지난 8경기에서 등판한 선발 투수들은 수난을 당했다. 삼성-LG-SK의 8명의 선발 투수는 32와3분의2이닝 동안 59실점(56자책점)을 했다. 평균자책점은 12.31에 이르렀다. 2회를 넘기지 못한 투수는 3명(김대우·페트릭·켈리)이나 됐다. 그나마 가장 많은 이닝을 던진 투수가 LG 허프(7이닝 4실점)였다.
문승원은 최고 시속 147㎞의 빠른 공(55개)과 슬라이더·포크볼·커브를 섞어던지며 KIA 타자들을 상대했다. 삼진을 4개나 뽑아냈고, 연속타를 좀처럼 허용하지 않았다. 특히 7월 타율 0.714를 기록 중인 최형우와의 세 차례 맞대결에선 볼넷 1개를 내줬지만 안타를 허용하지 않았다. 6회에는 병살타를 유도하기도 했다.
2012년 고려대를 졸업하고 전체 8순위(1라운드)로 SK에 입단한 문승원은 지난달 20일 인천 NC전에서 9이닝 1실점으로 데뷔 첫 완투승을 기록하며 이름 석자를 각인시켰다. 등판을 거듭할 수록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롯데 레일리 7이닝 2실점, 시즌 6승째...포항에서 롯데는 선발 투수 레일리의 7이닝 6피안타 2실점(무자책점) 호투에 힘입어 삼성을 4-2로 물리치고 2연패에서 벗어났다. 레일리는 시즌 6승(7패)째를 따냈다. 문규현이 2회 결승 홈런을 포함, 3타수 1안타·3타점으로 공격을 이끌었다.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는 이승엽은 포항구장에서 치른 마지막 경기에서 8회 말 2사 1루에서 대타로 나와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한 뒤 대주자 이성규로 교체됐다.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경기에선 넥센이 한화를 12-6으로 꺾고 5연승을 달렸다. 1번타자로 나선 넥센 신인 이정후는 5타수 4안타·3타점·1득점 맹타를 휘두르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넥센 선발 최원태는 6이닝 4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7승(6패)째를 기록했다.
인천=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 프로야구 전적(6일).
▶KIA 5-3 SK ▶한화 6-12 넥센 ▶롯데 4-2 삼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