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환측 “아들 ‘성폭력 의혹’ 제기한 한국당 의원 10명 고소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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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첫 법무부장관 후보에 지명된 뒤 자진사퇴한 안경환(69) 서울대 명예교수가 아들의 고교 재학시절 ‘성폭력 의혹’을 제기한 야당 의원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기로 했다.

법무부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다 논란 끝에 사퇴한 안경환 서울대 명예교수 [연합뉴스]

법무부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다 논란 끝에 사퇴한 안경환 서울대 명예교수 [연합뉴스]

안 교수 측은 25일 법률대리인을 통해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 등 10인이 안 교수의 아들에 대한 명백한 허위사실을 기자회견을 통해 배포했고 일부 언론은 이를 사실 검증 없이 받아씀으로써 의뢰인(아들) 및 관련자에 대한 심각한 명예훼손이 초래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주 의원 등에게 정정보도 및 사과를 요청하며 허위적 명예훼손을 한 가해자 측에 대해 향후 형사상ㆍ민사상 책임을 엄중히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安, "아들을 성폭력 학생으로 허위 비방" #"심각한 명예훼손... 민ㆍ형사상 책임 묻겠다" #한국당, "진실규명 2라운드...의혹 규명해야"

안 교수 측에 따르면 이들은 안 교수 아들이 지난 2014년 고등학교 재학 당시 ‘남녀 학생이 단둘이 밀폐된 공간에서 같이 있으면 안 된다’는 교칙을 위반한 것이 문제가 돼 상대 여학생과 함께 동등한 징계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성폭력한 학생으로 허위 비방했다고 주장했다.

또 주 의원 등이 성명서에서 전 모 교사의 발언을 인용한 것에 대해선 “당시 해당 교사는 학생선도위원회 위원이 아니었던 등 해당 사건에 대해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안 교수 측은 주 의원 등을 검찰에 고소하는 동시에 법원에도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낼 예정이다.

앞서 주 의원을 포함해 곽상도ㆍ김석기ㆍ김진태ㆍ여상규ㆍ윤상직ㆍ이은재ㆍ이종배ㆍ전희경ㆍ정갑윤 의원 등 한국당의 ‘서울대 부정입학의혹사건 진상조사단’ 소속 의원들은 지난 2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감사원 감사를 요구했다. 이들 의원은 안 교수 아들의 퇴학 무마 의혹과 관련해 서울시의회 회의록 등 추가 자료를 공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전 모 교사가 2015년 8월 서울시의회 출석 진술 중 “그 아이가 여학생에 대해서 함부로 얘기하고 다니고, 나갔던 친구들에게 콘돔을 사서 가져오라고 얘기를 했다”는 등의 발언을 인용했다.

이날 안 교수 측은 "당시 여학생이 전학을 간 사실이 없음에도 주 의원 등이 전학을 갔다고 했다"며 “(여학생은) 의뢰인(아들)과 같은 시기에 고등학교를 정상적으로 졸업한 후 대학에 진학했다”고 주장했다.

또 당시 징계 과정에 대해선 안 교수 아들에 대해 당시 교내 선도위원회에서 2차에 걸친 토의를 진행, 그 결과 의결사항으로 ‘2주 특별교육 및 추가 1주 자숙기간 권고’가 의결됐었다고 했다.

안 교수 측은 “1차 위원회에서 ‘퇴학’을 만장일치로 의논한 것도 아니고 선도위원회의 의결은 최종적인 것이 아니며 학교장은 선도위원회 규정에 따라 재심을 요청할 수 있다”며 “당시 이모 교장 선생님의 요구로 재심의가 이뤄진 것일뿐 안 교수가 학교에 탄원서를 제출한 것 때문에 징계결과가 경감된 것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이에 한국당 측 관계자는 “이제 진실 규명을 위한 2라운드가 시작됐다”며 “검찰 수사를 통해 안 교수 아들의 서울대 입학 등 전반적인 의혹이 다 규명되길 바란다”고 맞섰다.

앞서 안 교수는 법무부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다가 ‘몰래 혼인신고’, 아들의 고교 재학 시절 ‘징계’ 및 이후 서울대 입학’등이 논란이 돼 후보직을 사퇴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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