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스토리] 프랑스 디자이너도 반한 '현대모시' 제품 출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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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대학교글로컬 비즈니스지원사업단

가격경쟁력 등 갖춘 모시혼방 #지방 섬유기업과 손잡고 개발

에스엠 인터네셔널은 지역연고(전통) 산업육성사업 ‘한산모시를 활용한 자카드 제품 글로벌 명품화사업’ 수행기업으로 한산모시혼방사를 활용한 침구 제품을 개발했다. 사진은 에스엠 인터네셔널 현대모시 해길침장. [사진 공주대학교글로컬비즈니스지원사업단]

에스엠 인터네셔널은 지역연고(전통) 산업육성사업 ‘한산모시를 활용한 자카드 제품 글로벌 명품화사업’ 수행기업으로 한산모시혼방사를 활용한 침구 제품을 개발했다. 사진은 에스엠 인터네셔널 현대모시 해길침장. [사진 공주대학교글로컬비즈니스지원사업단]

지방의 한 섬유기업이 여름철 천연섬유의 대명사인 모시와 인견의 한 종류인 모달을 원료로 한 모시혼방사를 활용한 양산제품을 출시해 관심을 끌고 있다. 재료부터 완제품 생산까지 100% 국내에서 이뤄진 현대모시혼방 제품임에도 가격경쟁력을 갖췄을 뿐 아니라 현대모시 침구원단을 올 여름에 프랑스 유명디자이너와 국내 굴지의 패션그룹이 론칭하는 홈 브랜드에 납품하고 있다.

에스엠 인터네셔널 이상명 대표의 비즈니스 히스토리를 보면 이 같은 성공은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에스엠 인터네셔널은 1990년 에스엠유통이라는 상호로 호텔용 침구 및 커튼(인테리어 직물) 무역업을 비즈니스모델로 사업을 시작했다. 에스엠유통 시절에는 고객사의 요구에 맞는 소재·스펙·디자인은 물론 품질과 가격의 제품을 발굴해야 하고 이것이 원활하지 않으면 기술력을 갖춘 공장과 제품을 개발해야 하는 등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다 2000년에 로만쉐이드 커튼을 개발하고 특허까지 출원하게 된 것이 주식회사(에스엠 인터네셔널)로 전환하고 경기도 광주에 제1공장을 설립하게 된 배경이 됐다. 이후 커튼 관련 제품 위주로 생산하던 비즈니스 모델을 침구 쪽으로 다변화시키기 위해 2010년에 자카드 직물단지로 명성을 갖고 있던 유구지역에 제2공장을 설립하고 제품 브랜드와 유통 브랜드를 순차적으로 론칭했다.

이 대표는 한산모시혼방사를 활용한 침구제품 개발에 대해 “커튼과 침구를 주력상품으로 하는 브랜드와 온라인 유통브랜드 론칭을 위해 유구공장을 설립하고 침구제품 등을 개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회사가 여력이 없었을 때 산업자원통상부의 지역연고(전통) 산업육성사업(전담기관: KIAT)에 ‘한산모시를 활용한 자카드 제품 글로벌 명품화사업(주관기관: 공주대학교)’의 수행기업으로 선정된 것이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모시방적사를 적용한 침구 개발은 원단 개발부터 순조롭지만은 않았다. 사업 초기인 3년 전에는 한산모시와 면을 혼방한 방적사가 양산 초기 단계였기 때문에 침구원단 제직 및 후 가공 기술 등을 개발했지만 모시에 걸맞는 통기성·흡수성·촉감 등의 물성의 재현에 어려움이 있었다. 그래서 모시와 모달을 혼방한 방적사 지원 가능성을 사업단에 타진했고, 이에 맞는 원사를 공급받아 제품을 개발했다. 이 대표는 “모달은 너도밤나무에서 추출해 만든 소재로 흡수성 및 모시소재와의 친화성이 좋고 모시의 특성을 잘 받아주기 때문에 여름용 침장 소재로 최적의 조건을 갖췄으며, 이 점에 착안했다”고 밝혔다.

원래 한산모시를 활용한 자카드 제품 글로벌 명품화 사업의 수행기업지원 로드맵에 따르면 3차 년도인 올해 양산용 시제품을 소량 생산하는 것이 사업단과 수행기업의 목표였다. 이 대표는 이를 일 년 이상 앞당겨 본격 생산에 들어갔다. 또 본격 생산에 앞서 현대모시(전통모시와 구분 짓기 위한 모시혼방사에 대한 별칭) 침구에 걸맞는 ‘해길’이라는 브랜드도 개발했다. 이 대표는 “프랑스의 디자이너와 국내 패션그룹사와 올해 론칭하는 홈 브랜드에 해길 원단 납품 계약이 이미 체결됐다. 브랜드 론칭용 제품이기 때문에 납품량은 적지만 상당히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해당 브랜드는 전 라인에 팝아트를 기본으로 하는 디자인에 한국적 색깔을 입혀 제품 라인을 구성했기 때문에 의미가 더욱 크다”고 밝혔다. 이어 이 대표는 “정부와 지자체(공주시·서천군) 및 대학의 지원이 이런 성과를 낼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김승수 객원기자 kim.seu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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