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서 구조된 북한 어민 중 父子 2명 한국 귀순의사 표명

중앙일보

입력

지난 3일 동해상에서 표류하다 구조된 북한 어민 2명이 귀순의사를 밝혔다고 통일부 당국자가 8일 말했다.

구조 어민 4명 중 50대 아버지와 20대 아들이 귀순의사 밝혀 #북 귀환 희망하는 나머지 2명은 9일 오전중 북측에 송환 예정

귀순의사를 밝힌 어민들은 50대 남성과 20대 남성인 부자(父子)로 5월말쯤 함경남도 신포에서 어업을 위해 목선을 타고 출항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어선에는 기관사 역할을 한 다른 1명도 타고 있었지만 그는 송환을 희망했다고 한다.

해상에서 표류하다 구조된 북한사람이 귀순의사를 밝힌 건 2015년 7월 이후 23개월 만이다. 당시 동해상에서 표류하다 구조된 북한 어민 5명 중 3명이 귀순의사를 밝혀 한국에 남았다.

통일부 당국자는 “어민 2명은 구조 당시부터 귀순 의사를 밝혔다”며 “관련기관에서 귀순동기 등을 추가로 조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지난 2일 구조한 다른 어민 1명과 송환을 희망한 기관사는 9일 오전 동해상에서 북측에 인계할 방침”이라며 “발견된 선박 2척 중 1척은 수리가 불가능해 선원 동의를 받고 폐기했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이날 이들의 송환을 위해 북측에 직통전화 연락을 시도했지만 북측이 응답하지 않아 유엔사 군정위를 통해 육성으로 송환계획을 전달했다.

앞서 해경은 지난 2일과 3일 울릉도 인근과 강원도 저진 동방 106해리에서 각각 표류하던 북한 어민 4명을 구조했다.

한편, 북한은 지난 7일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 간부를 내세워 “남조선(한국) 정부는 흩어진 가족(이산가족) 상봉 제안에 앞서 지난해 탈북한 해외 북한식당 종업원 북한으로 자신을 돌려보내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김련희씨(2011년 탈북 브로커에 속아 한국에 왔다며 북한 송환 요구)를 즉각 송환하라”고 주장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정부는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한국 귀순을 희망하는 북한 주민에 대해선 개인 의사를 존중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록환 기자 rokan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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