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인슈타인의 '8번째 불가사의'...장기투자의 마술 세 가지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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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투자는 어렵다. 하지만 이론적으로나 실증적으로는 가장 확실하게 수익을 올리는 비법이다. 장기투자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마술 세 가지를 살펴보자.

[박희운의 재테크뎐] #투자기간 길수록 투자금 기하급수적으로 느는 복리 #주식 배당 재투자 하면 30년간 287% 수익 더 누려 #위험자산 투자시 손실 볼 확률도 줄어 들어 #장기 투자, 노후 대비 수단으로 삼아야

첫째, 복리효과다. 복리효과란 투자 원금에서 발생한 수익금에 또 수익이 얹혀지면서 투자 기간이 길어질수록 투자금액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것이다. 아인슈타인은 투자의 복리효과에 대해 "세계의 8번째 불가사의"라고 언급한 바 있는데, 조금도 지나친 말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30년 동안 1억원을 단리 10%로 투자하면 총자산이 4억원이 되지만, 복리 10%로 투자하면 17억5000만원으로 불어난다.

주식 투자도 마찬가지다. 주식 자체로도 수익이 발생하는 데다가 배당 재투자를 통해 채권보다 높은 복리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실제 코스피는 2000~2016년, 2007~2016년 두 기간 동안 각각 97%와 41% 상승했지만, 배당을 포함한 재투자 수익률은 각각 163%와 64%에 달한다. 이처럼 투자 기간이 17년과 10년으로 늘어나면 단순 상승률과 배당의 복리효과를 포함한 상승률 간의 차이는 각각 66%와 22%가 되고, 30년을 투자하면 그 효과는 무려 287%까지 확대된다.

자료: 삼성자산운용

자료: 삼성자산운용

둘째, 장기투자의 마술은 투자위험까지 감소시킨다. 수익률이 높은 자산에 투자할 경우 그만큼 손실을 볼 확률도 높아진다. 많은 투자가가 시장을 예측하여 투자 시점을 결정하는데, 실제로 ‘천장에서 사고 바닥에서 파는’ 현상이 꽤 빈번하게 발생한다. 전문가조차 내일 주식시장이 오를지 내릴지 맞출 확률이 50% 남짓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장기투자하면 위험자산에 투자하면서도 손실을 볼 확률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다. 코스피(1980~2016년)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1940~2016년)의 장기간 일평균수익률은 각각 0.03%와 0.04%에 불과하지만, 투자 기간이 길어질수록 투자 수익률은 '일평균 수익률x투자일수'와 일치할 가능성이 커진다. 1980년 이후 지난해까지 코스피에 투자했다고 가정하고, 투자 기간이 1년이면 최대수익률이 92.6% 최소수익률이 -50.9%로 수익률 편차가 매우 크지만, 5년, 10년, 20년으로 증가할수록 최소 수익률은 각각 -50%, -11%, -4.5%, -0.1%가 된다. 15년 이상 투자하면 최소수익률도 0%에 근접해진다.

코스피 투자 기간별 연평균 수익률 (1980-2016년, 총수익 기준)

코스피 투자 기간별 연평균 수익률 (1980-2016년, 총수익 기준)

투자 기간이 길수록 변동성이 줄어든다는 것은 수학적으로도 설명할 수 있다. 증시에서 투자기간을 두 배로 늘리면 기대수익률도 두 배로 올라간다. 수익률 변동을 보여주는 표준편차는 시간의 제곱근으로 증가한다. 투자 기간이 두 배로 늘면 기대수익률은 두 배로 올라가도 위험은 1.4배만 증가한다. 즉, 투자 기간이 더 길어질수록 위험 대비 기대수익 비율이 좋아지며, 투자 기간이 충분히 장기화 되면 위험은 기대수익과 비교할 때 미미한 수준으로 낮아진다.

셋째, 장기 적립식 투자를 통해서 같은 투자 기간이라 해도 위험을 더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코스피가 2100을 넘었던 2007년과 2011년, 코스피에 일시금으로 투자했다면 지금 수익률은 배당의 복리효과를 감안하더라도 아마 미미한 수준일 것이다. 또한 그 동안 투자했던 것을 2009년 2월에 인출했다면 엄청난 기회 손실을 초래했을 것이다.

투자와 인출의 시점이 바닥인지 천장인지 알 수 없기 때문에 투자기간의 분산을 통해 위험을 최소화하는 적립식 투자가 수익률의 변동성 대비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2007년 10월에 월적립식 투자를 시작하고, 당시 거치식 투자를 했을 때 지난해 말까지 누적수익률은 각각 40.4%와 20.5%다. 연평균 수익률은 3.73%와 2.03%, 수익률의 연평균 변동성은 각각 5.7%와 18.1%로 변동성대비 수익률(0.66과 0.11)이 현격히 개선됨을 알 수 있다.

특히, 은퇴 후 노후를 대비하기 위한 자금을 모아야 할 경우에는 이러한 장기투자의 마술 세 가지를 꼭 인식하고 실천해야 한다.

삼성자산운용 박희운 자산배분전략센터장

박희운 삼성자산운용 자산배분전략센터장.

박희운 삼성자산운용 자산배분전략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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