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으로 생활용수까지 부족… 금강~예당 도수로 조기 가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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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가뭄으로 농업용수는 물론 생활용수까지 부족해지자 정부가 긴급 대책을 마련했다.

극심한 봄 가뭄으로 물이 말라 바닥이 드러난 충남 당진의 대호지. [사진 충남도]

극심한 봄 가뭄으로 물이 말라 바닥이 드러난 충남 당진의 대호지. [사진 충남도]

국민안전처와 농림축산식품부 등 관계부처는 2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합동 브리핑을 하고 가뭄 극복에 총력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안전처는 가뭄 피해를 겪고 있는 자치단체에 특별교부세 70억원을 긴급 지원하고 농식품부는 관정·양수장 개발 등 용수원 개발 추가 지원할 방침이다.

올해 1~5월 누적강수량 평년대비 56% 불과, 저수율도 81% 수준 #보령댐 저수율 역대 최저인 10.1%, 인근 대청댐·용담댐 물 끌어와 #국민안전처, 특별교부세 70억원 긴급 지원… 정부 긴급대책 마련

안전처에 따르면 지난 28일 기준 전국 평균 누적 강수량은 161.1㎜로 평년 1291.7㎜의 56% 수준에 그치고 있다. 6~7월 강수량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적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생활용수를 공급하는 전국 다목적댐 평균 저수율은 41.3%로 평년(39.7%)보다 높아 대부분 지역에서 생활·공업용수 공급에 문제가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충남 서북부지역 8개 시·군에 용수를 공급하는 보령댐은 지난 3월 25일 경계단계에 진입했다. 이 때문에 금강 도수로를 통해 매일 11만5000㎥의 물을 공급하고 있다. 보령댐은 강수량이 부족할 경우, 6월 말 심각 단계에 접어들 것으로 우려된다. 29일 오전 10시 기준 보령댐의 저수율은 10.1%에 불과하다.

안전처 등 관계부처는 보령댐 저수율이 갈수록 낮아짐에 따라 6월 1일부터 보령댐 공급량 일부를 인근 댐에서 대체 공급하는 ‘급수체계 조정’을 추진키로 했다. 당진시(1일 2만1000t)는 대청댐, 서천군(1일 1만t)은 용담댐에서 생활용수를 공급하는 방식이다.

극심한 가뭄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충남 보령댐의 바닥이 드러났다. 29일 기준 보령댐의 저수율은 10.1%에 불과하다. 프리랜서=김성태

극심한 가뭄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충남 보령댐의 바닥이 드러났다.29일 기준 보령댐의 저수율은 10.1%에 불과하다.프리랜서=김성태

농업용수는 전국 저수지 평균 저수율은 61%로 평년(75%)보다 낮은 실정이다. 경기 남부지역과 충남 서북부지역의 가뭄이 심각한 데다 충북과 전남 해안 등 일부 지역에서도 물 부족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가뭄으로 모내기가 지연되는 상황을 막기 위해 정부는 지난달 40억원의 예산을 지원, 간이양수장과 송수호수 등을 설치했다. 안전처는 가뭄이 악화하면 농식품부의 가뭄대책비 93억원을 추가로 지원하고 예비비 지원도 검토할 방침이다.

지난 24일 현재 모내기는 전년과 비슷한 수준인 43%(32만㏊)가 마친 상태지만 강수량이 부족하면 논 물마름 등 가뭄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6월 1일부터 상시 개방되는 충남 공주의 금강 공주보. 공주보 하류에서는 예당저수지로 연결되는 도수로 공사가 진행 중이다. [사진 충남도]

6월 1일부터 상시 개방되는 충남 공주의 금강 공주보. 공주보 하류에서는 예당저수지로 연결되는 도수로 공사가 진행 중이다. [사진 충남도]

정부는 충남 서북부지역 가뭄 대응을 위해 공주보~예당저수지 도수로 급수를 7월 중으로 앞당기고 서산·보령지역 간척지 염해피해 예방을 위해 관정개발과 급수차 동원 등에 나서기로 했다. 공주~예당저수지 도수로는 애초 12월 개통 예정이었다.

국민안전처 관계자는 “가뭄 해소 때까지 국무조정실, 농식품부와 긴밀히 협력해 총력 대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세종=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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