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정규직 100만원 벌 때, 중소기업 비정규직 37만원 받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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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정규직 직원이 받는 임금이 대기업 정규직의 절반 수준에 머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임금 격차도 여전했다.
고용노동부가 26일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2016년 6월 기준)’ 결과를 발표했다. 이 조사는 고용부가 1년에 한 번 실시하는 것으로 이번엔 표본사업체 3만2960개와 소속 근로자 약 85만 명의 고용형태·근로시간·급여 등을 분석했다.

2016년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 결과 #비정규직 시간당 임금, 정규직의 66.3% #중소기업 정규직, 대기업 비정규직보다 덜 받아 #근로시간은 지난해보다 줄어

자료:고용노동부

자료:고용노동부

이에 따르면 지난해 정규직의 시간당 임금총액은 1만8212원으로 전년보다 4.2% 늘었다. 비정규직은 5.4% 증가한 1만2076원이었다. 정규직의 시간당 임금총액을 100으로 봤을 때 비정규직의 임금은 66.3% 수준으로 전년(65.5%)보다 격차가 0.8%포인트 정도 줄었다. 비정규직 중엔 일일근로자의 시간당 임금총액이 1만4905원(13.3% 증가)으로 가장 많이 늘었다. 일일근로자는 규칙성 없이 일자리가 생겼을 경우에 단기간 근무하는 사람을 말한다. 행사도우미나 건설현장 일용직 근로자가 대표적이다.

기업 규모별 격차는 여전했다. 대기업(300인 이상) 정규직의 시간당 임금총액은 3만530원으로 조사됐다. 반면 중소기업(300인 미만) 정규직은 1만6076원으로 대기업 정규직의 52.7% 수준에 머물렀다. 지난해 같은 조사에선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8년 이후 처음으로 대기업 정규직 대비 중소기업 정규직의 임금 비율이 50% 밑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지난 22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비정규직 청소노동자들이 집회를 열고 '최저임금 1만원, 비정규직 철폐'를 촉구하고 있다.[뉴시스]

지난 22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비정규직 청소노동자들이 집회를 열고 '최저임금 1만원, 비정규직 철폐'를 촉구하고 있다.[뉴시스]

중소기업 정규직은 대기업 비정규직(1만9147원)보다 시간당 임금이 적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격차만큼 대·중소기업 간 양극화도 심각하다는 방증이다. 대기업 정규직 임금을 100으로 봤을 때 중소기업 비정규직의 상대 임금은 37.4% 수준이었다. 그나마 전년 대비 2.4%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자료:고용노동부

자료:고용노동부

비정규직은 사회보험 가입률도 낮았다. 전체 근로자의 사회보험 가입률은 89.3%로 이 중 정규직은 98% 이상이 건강보험과 국민연금이 가입했다. 양현수 고용부 노동시장조사과장은 “비정규직의 경우 산재보험 가입률은 97.4%로 높은 수준이지만 그 외의 사회보험 가입률은 56~72%로 낮다”며 “그나마 파견 및 용역근로자의 사회보험 가입률은 90%대로 높은 편이지만 일일근로자는 건강보험과 국민연금 가입률이 10% 안팎에 그친다”고 말했다.

전체적으로 학력이 높을수록 시간당 임금이 늘고, 대졸을 기준으로 볼 때 비정규직에 비해 정규직이 학력별 격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정규직과 비정규직 모두 연령이 높아질수록 임금이 증가하다가 40대를 정점으로 감소했다. 정규직은 주로 제조업(29.3%)·도소매업(13.1%)·보건복지업(9.6%)·전문과학서비스업(7.5%)에 많았다. 반면 비정규직은 숙박음식업(17.3%)·건설업(14.7%) 비중이 높았다. 기업 규모별로는 직원 수가 많을수록 정규직 비중이 높았다.

자료:고용노동부

자료:고용노동부

월평균 실근로시간(초과근로 포함)은 고용형태와 무관하게 전년보다 줄었다. 전체 근로자는 171.1시간, 정규직은 184.7시간, 비정규직은 129.3시간으로 전년 대비 각각 2.4시간, 2.7시간, 2.3시간 감소했다. 직업별(정규직 기준)로는 서비스직(200.3시간), 단순노무직(198.7시간), 장치조작조립직(198.4시간), 농림숙련직(192.6시간) 순으로 근로시간이 긴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 보면 정규직은 50대, 비정규직은 30대가 가장 오랜 시간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종=장원석 기자 jang.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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