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차 대세는 준대형·SUV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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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현대자동차 그랜저가 하이브리드 자동차 시장의 판도까지 바꿔 놓고 있다. 준대형급인 그랜저가 잘 팔리면서 비슷한 가격대의 쏘나타 등 중형 하이브리드차 판매 대수가 허락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1~4월 국내에서 판매된 K7·그랜저IG 등 준대형 하이브리드 차량은 총 4269대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1% 늘었다. 하이브리드 시장에서 SUV 판매량(2444대→6378대)도 160% 뛰면서 시장 점유율(44.7%)이 급등했다.

그랜저IG·니로 올들어 판매 급증 #준중형·중형차 비중 반 이상 줄어

반면 지난해 국내 하이브리드차 시장에서 절반 이상(두 종류 합쳐서 58.7%) 팔렸던 중형(31.8%)·준중형(26.9%) 차량 비중은 도합 25.3%로 급감했다.

기아 SUV 니로 하이브리드

기아 SUV 니로 하이브리드

이와 같은 하이브리드차 ‘체급 교체’는 지난해 11월 나온 신형 그랜저IG가 촉발했다. 하이브리드차는 엔진에 전기모터와 배터리를 추가로 장착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내연기관 차량보다 비싸다. 실제로 그랜저 가솔린모델이 3055만원~3375만원으로, 쏘나타 하이브리드(2786만원~3230만원)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쏘나타 하이브리드를 살 바에야 신형인 데다, 크기도 더 큰 그랜저 가솔린 모델을 사겠다는 이들이 많았다. 가격 대가 비슷한 기아차 니로 하이브리드(2335만원~2755만원)와 현대차 아이오닉 하이브리드(2197만원~2590만원)의 대결에선 니로가 이겼다. 니로와 아이오닉 하이브리드 역시 가격대가 비슷하다. 니로 하이브리드는 월평균 1900여 대가 판매되면서 아이오닉 하이브리드(월 400여 대)를 압도했다.

한장현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그랜저IG의 인기 때문에 쏘나타 하이브리드 판매가 감소하는 것에서 보듯 신제품이 기존 시장을 잠식하는 현상에서 탈피하려면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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