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의 날 참변, 거제 삼성중공업 크레인 넘어져 31명 사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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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거제 삼성중공업에서 크레인이 넘어져 5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남소방본부]

1일 거제 삼성중공업에서 크레인이 넘어져 5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남소방본부]

1일 오후 2시 50분쯤 경남 거제시 장평동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7 안벽에서 800t급 골리앗 크레인과 높이 60m, 무게 32t 인 타워크레인이 충돌하면서 크레인 붐대(지지대)가 건조 중인 20m가량 높이의 해양플랜트 꼭대기 층에 있던 근로자 쉼터를 덮쳤다. 이 사고로 화장실·흡연장 등이 있는 쉼터에서 쉬고 있던 고모(46)씨 등 근로자 6명이 숨지고 최모(49)씨 등 5명이 중상, 손모(38)씨 등 25명이 경상을 당했다. 사상자들은 모두 10여개 협력업체의 정규직과 비정규직 근로자로 파악됐다.

1일 오후 2시 50분 사고 발생해 6명사망, 25명 중경상-사망자 더 늘듯 #사상자는 10여개 협력업체의 정규직과 비정규직 "안타까움 더해" #타워크레인이 골리앗크레인과 충돌 뒤 넘어지며 쉬고 있던 근로자 덮쳐 #경찰, 수사본부 차리고 현장감식과 크레인운전자 조사 등 사고원인 조사

하지만 중상자가 많아 사망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부상 근로자는 거제 백병원과 대우병원 등 병원 3곳에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거제 삼성중공업 크레인 사망사고 현장. [경남도소방본부]

거제 삼성중공업 크레인 사망사고 현장. [경남도소방본부]

거제 백병원에 입원 중인 협력업체 U사의 부상자 이모(30)씨는  “갑자기 무언가가 등 부분에 부딪혀 앞으로 넘어지며 팔과 얼굴 부분에 상처를 입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부상 근로자 김모(48)씨는 “크레인이 앞으로 꼬꾸라지면서 낙하물 등이 사람들을 덮쳤다”고 기억했다. 부상자에 따르면 보통 오전 10시와 오후 3시가  휴식 시간이어서 사고 당시 흡연실·화장실이 있는 쉼터에  많은 협력업체 직원들이 모여  있었다는 것이다.

거제소방서 관계자는  “타워 크레인이 넘어지면서 마침 휴식 시간에 쉼터에 모여앉아 쉬고 있던 근로자들을 덮치면서 인명피해가 컸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거제 경찰과 소방서 측은 “목격자들이 타워크레인과 골리앗 크레인이 충돌한 뒤 건조 중인 해양플랜트를 덮친 것으로 얘기하고 있다”면서 “정확한 사고 원인은 조사해봐야 알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삼성중공업 측은 “거제조선소 7 안벽에서 800톤급 골리앗 크레인이 남쪽에서 북쪽으로 이동 중 작업 중이던 32톤급 타워 크레인과 충돌해 타워크레인 붐대(지지대)가 낙하하면서 해양플랜트 플랫폼 작업장에서 근무 중이던 작업자들의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사고 현장 곳곳에는 혈흔이 흩어져 있는 등 아수라장이었다. 문제의 타워크레인은 크게 휘어진 채 해양플랜트 구조물에 걸쳐 있었다.

삼성중공업 측은 이날 일부 작업장에서 공기를 맞추기 근로자 1만5000여명이 작업을 했다고 덧붙였다. 삼성중공업은 사고 직후인 오후 3부터 종합 상황실을 가동하고 있다.

경찰은 사고직후 수사본부를 차리고 현장감식에 나서는 한편 타워크레인 운전자,협력업체 대표, 삼성중공업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조사에 나서는 등 사고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거제=위성욱 기자 w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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