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직원 해외연수 기업서 3억대 지원받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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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이 기업으로부터 물품을 구매하면서 국세청 직원들의 해외 연수비를 지원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국세청 일반감사 결과 "국세청이 민간기업과 14건의 구매계약을 하면서 7개 업체로부터 3억3천4백만원의 부당한 해외 연수비 지원을 받았다"고 17일 밝혔다.

특히 외국계 전산업체 I사는 1999년 12월 국세청에 7억5천9백만원짜리 주전산기용 디스크를 판매하면서 국세청 직원 12명의 해외 연수비를 포함해 6천5백만원을 부담했다.

국세청은 이 돈으로 직원 7명을 미국에, 5명을 유럽에 각각 2주간 연수를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업계에 따르면 국세청이 I사로부터 사들인 주전산기용 디스크는 소프트웨어처럼 별도의 해외교육이 필요없는 것으로 알려져 연수비가 결국 '외유비'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감사원 관계자는 "I사의 부담으로 해외에 다녀온 12명 중 업무와 전혀 관련없는 사람이 여행차 다녀온 경우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감사원은 이 같은 사실을 적발하고도 국세청에 가벼운 '주의' 처분을 내리는 데 그쳤다. 이에 대해 정시영 국세청 전산기획담당관은 "사전계약에 따라 해외연수를 간 것이지, 리베이트를 받은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정재홍.권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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