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 3층에 거꾸로 파묻혔지만…" 강남 건물붕괴 인부2명 전원구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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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전 9시 58분 서울 강남역 3번 출구 인근의 편입학원 건물에서 철거작업을 하다 지하로 매몰된 몽골 국적 작업자 2명이 모두 구조됐다. 구조대는 사고 발생 2시간 1분만인 오전 11시 59분에 인부 A씨(37)를, 3시간 32분만인 오후 1시 30분에 인부 B씨(37)를 구조했다.

22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붕괴사고가 벌어진 건물 철거 현장의 위치. [구글 지도 캡쳐 화면]

22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붕괴사고가 벌어진 건물 철거 현장의 위치. [구글 지도 캡쳐 화면]

김길중 강남소방서 현장상황대응단장은 구조에 성공한 뒤 바로 브리핑을 열어 "붕괴사고 구조 황금시간 4시간 이내인 3시간 32분만에 전원 구조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구조 당시 두 사람 모두 크게 다치지는 않았고 구조 직후 정밀 검사를 위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김 단장은 "A씨는 다리에 찰과상을 입었지만 의식이 명료한 상태고 B씨는 전신 찰과상을 입었으나 부상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나중에 구조된 B씨의 경우 몸이 거꾸로 파묻혀 자칫 위험할 뻔했지만, 철근 구조물이 머리 위를 받혀줘 숨 쉴 공간이 생겼다는 것이 김 단장의 설명이다.

해당 건물은 지난 12일부터 철거작업을 진행해왔던 곳으로 토요일인 이날도 오전 8시부터 작업을 시작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오전 9시 58분쯤 1층 바닥이 갑자기 꺼지면서 20톤짜리 굴착기 1대와 그 옆에서 물을 뿌리는 작업을 하던 두 작업자가 지하 2층과 3층 사이로 떨어졌다. 굴착기에 타고 있던 기사 홍모(56)씨는 스스로 대피했다. 이들과 같이 일하는 원청관리소장·외부감시원·하청 직원은 사고 당시 작업 현장에 없었다.

경찰은 공사 관계자들을 상대로 안전규정 준수 여부와 사고 원인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다.

문현경 기자
moon.h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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