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후보 측 관계자는 12일 “각 후보 진영에 있었던 정책 관련 인사들이 문 후보를 중심으로 모여 통합 포럼을 띄우기로 했다”며 “선대위 정책본부나 싱크탱크인 국민성장으로 합류하는 것을 어색해하는 학자들이 많아 통합 포럼을 따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통합포럼 출범엔 문 후보의 의지가 강력히 반영됐다고 한다. 문 후보는 지난 3일 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직후 “안희정, 이재명, 최성의 정책 가운데 제가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이고 또 캠프에 함께 했던 사람들도 선대위에서 함께 하도록 하자”고 말했다. 선대위를 꾸리며 안 지사와 이 시장측 참모들을 비서실과 조직본부 등에 포진시켰던 문 후보가 이제 '용광로 통합'구상을 학자와 정책그룹으로까지 넓힌 것이다. 문 후보는 지난 주말까지도 밤 늦게 실무진과 만나 포럼 출범 현황을 꼼꼼히 챙겼다. 안 지사와 이 시장, 박 시장 등도 환영 의사를 나타냈다고 한다.
실무 작업은 문 후보 측 싱크탱크 국민성장 부소장인 조대엽 고려대 노동대학원장이 이끌고 있다. 조 교수는 2013년 직후부터 문 후보를 돕기 위해 결합한 핵심 교수 그룹 일원이다. 안 지사 쪽에선 중부대 도시행정학과 교수인 강현수 충남연구원장 등이 통합 논의에 참여하고 있다. 충남연구원은 충남도청 산하 연구기관이다. 안 지사는 민주당 최고위원 시절인 2008년부터 강 원장과 인연을 맺어오고 있다. 이 시장 측에선 경선캠프에서 정책자문단장을 지낸 이한주 가천대 글로벌경제학과 교수가 논의 통로다. 이 교수는 이 시장의 대표 복지공약인 ‘청년배당’을 설계했다. 박 시장 측에선 이태수 꽃동네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김수현 전 서울연구원장 등이 채널이다. 김 전 원장은 현재 문 후보의 정책특보로 영입돼 대선공약인 도시재생 뉴딜사업 등을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통합 포럼이 선대위 정책본부나 새로운대한민국위원회 등 기존 조직과 기능이 중첩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문 후보 측은 “정책본부는 정책본부대로 정책을 선별하는 작업을 하고 포럼은 각 후보 진영에서 개별적으로 진행됐던 공약들을 하나로 모으는 활동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