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최다승 VS 좌완 최다승, 승패 못 가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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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투수 배영수

한화 투수 배영수

[포토]장원삼, 차우찬과의 맞대결 질 수 없

[포토]장원삼, 차우찬과의 맞대결 질 수 없

현역 최다승 투수와 좌완 최다승 투수의 대결은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배영수(36·한화)와 장원삼(34·삼성) 모두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야~ 야구장 진짜 좋아졌네." 1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배영수는 경기장을 둘러보며 말했다. '푸른 피의 사나이'였던 그가 처음으로 새 대구구장을 찾은 날이었기 때문이다. 2000년 삼성에 입단한 그는 2014시즌까지 124승을 올렸다. FA로 한화 유니폼을 입은 그는 이적 후 공교롭게도 대구에서 던질 기회를 얻지 못했다. 라이온즈파크가 문을 연 지난해에는 팔꿈치 수술을 받고 1군 경기를 한 번도 뛰지 못했다. 시범경기도 치르지 않아 이번이 3년 만에 대구 팬들에게 인사할 기회였다. 배영수는 야구장 이곳저곳을 돌아보며 삼성 선수들과 인사를 나눴다. 올 시즌 첫 등판에서 통산 129승째를 따낸 배영수는 130승에 도전했다.

배영수의 선발 맞대결 상대는 현역 좌완 최다승을 가진 장원삼(34)이었다. 2006년 데뷔한 장원삼은 KBO리그 통산 114승(88패)을 거뒀다. 한솥밥을 먹으며 삼성의 통합 4연패(2011~14년)를 함께 이끌기도 했다. 시즌 첫 등판에서 3이닝 11피안타·9실점(4자책)한 장원삼으로서도 물러설 수 없는 경기였다.

2회까지 무실점으로 막은 두 투수는 3회부터 나란히 흔들렸다. 장원삼은 3회 초 2사 만루에서 송광민에게 그랜드슬램을 얻어맞았다. 송광민의 개인 통산 세 번째 만루홈런(시즌 1호). 배영수도 오래 버티진 못했다. 3회 말 곧바로 2점을 내줬다. 4회 1사에서 조동찬에게 좌월 솔로포를 내준 뒤에는 완전히 무너졌다. 이지영·박해민·강한울에게 안타를 맞고 4-4 동점을 허용했다. 후속 투수 송창식이 안타를 맞으면서 역전까지 허용했다. 3과3분의2이닝 8피안타·5실점(4자책). 역대 9번째로 통산 1300탈삼진을 달성했지만, 빛이 바랬다. 기록된 실책 2개 외에도 석연치 않은 수비들이 나오는 바람에 배영수의 실점이 늘어났다.  

장원삼은 만루포를 내줬지만 꿋꿋이 버텼다. 직구 최고 속도는 140㎞에 그쳤지만 과감한 몸쪽 승부를 펼쳐 타자의 허를 찔렀다. 5회 2사 1루에서는 정근우를 견제구로 잡아내는 노련함을 뽐내기도 했다. 장원삼은 8-4로 앞선 6회 초 승리 조건을 갖춘 채 마운드를 내려왔다. 5이닝 6피안타·4실점. 하지만 승리의 여신은 장원삼을 외면했다. 한화가 6회 3점, 8회 1점을 얻으면서 8-8 동점이 됐다. 장원삼의 승리도 날아갔다.

대구=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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