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北 추가도발시 더 강력한 유엔 안보리 제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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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6자회담 수석대표는 10일 “북한이 국제사회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같은 전략 도발을 감행할 경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따라 강력한 추가적인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홍균-우다웨이, 2시간 동안 6자수석 북핵 협의 #"우다웨이 방한, 北에 경고메시지" 사드엔 이견 재확인

김홍균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이날 우다웨이(武大偉) 중국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와 2시간 동안 북핵 관련 협의를 한 뒤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추가적인 전략 도발이 있을 경우 안보리 결의에 따라 더 강력한 결의를 추진해야 한다는 데 양 측이 의견을 같이 했고, 협의를 계속할 것”이라며 이처럼 말했다. “양 측은 북한을 비핵화의 길로 이끌어내는 데 한·중 협력과 5자(한·미·중·일·러) 공조가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고, 편리한 시기에 제가 다시 베이징을 방문해 우 대표와 협의하기로 했다”면서다.

김 본부장은 “한·중 양 측은 핵문제의 시급성과 엄중성에 대한 평가를 공유했고, 북한의 도발을 우려하고 반대한다는 입장을 교환했다”며 “북한이 지난해에 이어 4월의 주요 계기일에 전략 도발을 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우 대표의 방한이 북한에 대한 경고메시지 차원에서 상당히 시의적절하다”고 말했다.

우 대표는 지난 6~7일 미국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 결과와 관련, “양국 정상이 북핵 위협의 시급성에 대한 공통인식을 바탕으로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재확인했고 안보리 결의의 철저한 이행 등을 포함해 국제사회와 비핵화 노력을 강화하겠다는 합의가 있었다”고 한국 측에 설명하기도 했다.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의 한반도 배치 문제에 대해선 한중간 이견이 다시 확인됐다. 김 본부장은 “우리는 중국 측의 부당한 조치가 즉각 중단되도록 중국 정부의 책임있는 조치를 촉구했고, 문제의 근원인 북핵 위협을 중단하는 데 노력을 더 기울여달라고 요청했다. 중국 측은 (사드 배치에 반대한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고 전했다.

우 대표는 이날 오전 입국했으며, 4~5일 동안 한국에 머물며 정·관계와 언론계 인사들을 폭넓게 접촉할 계획이다. 김 본부장과의 협의 직전엔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한 시간 동안 면담했다.

평소 언론과의 접촉을 꺼리지 않는 우 대표이지만, 이날 6자 수석 협의 뒤에는 말을 아꼈다. 그를 기다리고 있던 기자들이 “미국의 대북 선제 타격 가능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고맙습니다). ?有(할말 없습니다)”라며 손만 흔들고는 자리를 떴다. 지난해 2~3월 방한했을 때 기자들과 만나 중국 측의 입장을 강조하고 쏟아지는 질문에도 편안하게 답했던 것과는 차이가 있었다. 이와 관련, 우 대표는 이번엔 대선을 앞둔 민감한 정국에 한국을 방문했기 때문에 언론 접촉을 최대한 자제하겠다는 뜻을 한국 정부 측에 전했다고 한다.

하지만 우 대표는 11일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캠프의 총괄본부장인 송영길 의원,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 후보를 만나는 등 각당 후보 측과 적극적으로 접촉할 계획이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와의 만남도 12일로 추진중이라고 한다.

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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